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린 결혼식 도중 찬송가가 울려퍼지는 영상이 지난달 31일 온라인에 올라왔다. /네이버 카페

종교가 없는 부부의 결혼식에 호텔 측의 실수로 2분여간 찬송가가 흘러나온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달 31일 결혼 관련 포털사이트 카페에는 ‘악몽이 되어버린 내 결혼식, 위로해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6월 초 결혼식을 한 결혼 2개월 차 신부라고 밝힌 글쓴이 A씨는 “어이없는 호텔의 실수와 대처로 일생의 한 번뿐인 결혼식을 망치게 됐다”며 “축하받아야 할 자리에서 저는 지금까지도 위로를 받게 됐다”고 했다.

A씨는 “결혼식이 진행되고 8~10분 정도 지났을 때 저희 어머니의 축사가 끝나고 갑작스럽게 누군가 ‘호산나~’ 구령과 함께 찬송가를 부르는듯한 음원이 장중을 가득 메웠다”고 했다. 이어 “저와 남편 모두 무교였던 터라 누군가 난입해 마이크를 탈취해 찬송가를 부르는 줄 알았다”며 “알 수 없는 찬송가는 어떠한 제지 없이 2분여 동안 계속됐고, 호텔 측으로부터 안내도 없어 모두 어리둥절한 채 황당한 시간이 흘렀다”고 했다.

A씨가 공개한 당시 영상을 보면 사회자의 말이 끝나자마자 ‘호산나~ 호산나~’ 하는 찬송가가 흘러나왔다. 노래는 외부의 큰 소리가 들리는 수준이 아닌 스피커를 통해 울려 퍼졌다.

하객들은 “무슨 소리야”라며 웅성웅성했다. 노래가 계속되자 일부 하객은 “적당히 해야지”라며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2분 정도의 시간이 흐른 후 노래가 멈췄고, 사회자는 “불교 믿으시는 분들께 죄송하다”며 “굉장히 당황스럽다. 양해 부탁 말씀드린다”고 했다.

글쓴이에 따르면 호텔 맞은편 대형 교회와 주파수 혼선으로 생긴 사고였다. /JTBC '사건반장'

A씨에 따르면 결혼식이 열린 호텔 건너편 대형교회와 주파수 혼선 때문에 생긴 사고였다. A씨는 “8개월간 준비한 제 결혼식은 완전히 망쳤다”며 “하객들 머릿속에는 ‘호산나~ 영광! 영광! 영광!’ 하는 찬송가만 박혔다”고 했다.

그는 “종교에 대한 악감정은 없다”며 “더 화가 나는 건 피해자들에 대한 배려 없이 사고를 무마하려는 것에만 급급한 호텔 측의 고객 응대였다”고 했다. A씨는 결혼 직후 떠난 신혼여행에서 호텔과 본사 행사 담당자의 전화에 시달렸다고 했다. 결론은 “보상에 대한 언급 없이 가족들과 오면 식사 대접하겠다”는 것이었다고 한다.

A씨는 “거기서 밥이 넘어가겠느냐”며 “결혼식을 다시 할 수도 없고, 제가 받은 정신적 피해와 시간은 어떻게 환산도 안 된다”고 했다.

이에 대해 박지훈 변호사는 JTBC ‘사건반장’을 통해 “찬송가가 틀어지는 건 계약서의 손해배상 약정에 포함되지 않았을 것”이라며 “정신적 손해배상에 대한 위자료 청구는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양지열 변호사는 “계약서에는 기재되어 있지 않더라도 결혼식은 단순히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예식이라는 전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법적으로 다퉈봐야 하는 것 아닌가 싶다”고 했다. 양 변호사는 “소송을 부추기는 건 절대 아니다”면서도 “그 자리에 온 많은 하객의 시간과 정성이 들어간 자리가 망가진 것인데, 업체 측에서 그냥 지나가기는 어려운 상황인 것 같다. 더 적극적으로 사과하시기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