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웃찾사'에 출연했던 공채 개그맨 출신 고동수 순경. /유튜브 '경찰청'

SBS 공채 개그맨에서 교통경찰이 된 고동수 순경은 가장 큰 고충으로 ‘단속 업무 중 듣게 되는 시민의 예민한 말’을 꼽았다.

지난 17일 경찰청 공식 유튜브에는 ‘일반인들은 잘 모르는 경찰을 소개한다. 교통경찰 고동수 순경’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다.

성남중원경찰서 교통안전계에서 근무하는 고 순경은 SBS 공채 14기 개그맨이다. 3년 정도 ‘웃찾사’에 출연했던 그는 2017년 프로그램이 폐지되면서 많이 힘들었다고 했다. 고 순경은 “개그맨들은 대부분 프리랜서니까 일이 없으면 정말 백수 같다”며 “자존감도 많이 떨어지고, 명절에 친척들 보는 것도 어느 순간 눈치를 보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꿈과 열정을 갖고 개그맨의 길을 왔는데 이 상태로 10년, 20년을 버틸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다”며 “제 주변에 경찰이던 친구가 ‘너 정도면 잘할 것 같다’는 조언을 많이 해줬다”고 했다.

고동수 순경이 SBS '웃찾사'에 출연했던 모습. /유튜브 '경찰청'

고민 끝에 경찰에 도전했지만 무대에만 서던 그가 갑자기 책상에 앉아서 10시간 이상 공부하는 건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고 순경은 “이게 될까? 이도 저도 안 되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에 한 달 가까이 공부를 놓고 방황한 적도 있었다”며 “다시 마음을 잡으려고 별의별 노력을 했고, 그렇게 2년 가까이 하니까 되더라”고 했다.

고 순경은 “주변 개그맨 동료들은 ‘네가 어떻게 경찰을 하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한다”며 “워낙에 색깔이 다른 직업이다 보니까 가끔 되게 신기해한다”고 했다.

고 순경의 하루는 일찍 시작됐다. 출근시간대 차량 통행이 가장 복잡한 성남시 대원사거리에서 신호 제어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후에는 관내를 순찰하면서 현장 단속을 하고, 노면의 상태나 위험 요소들을 감지해서 사고를 예방하고, 캠코더 순찰을 하는 등의 업무가 이어졌다.

현장 단속 중인 고동수 순경. /유튜브 '경찰청'

고충도 있었다. 빨간불에 유턴한 운전자에게 신분증을 요구하자 “다들 이렇게 유턴하기에 그랬다. 한 번만 봐 달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해당 운전자는 이미 벌점이 있는 상황이었다. 벌점 40점이 되면 40일 동안 면허 정지가 된다는 이야기에 운전자는 계속 억울하다며 “40일 동안 정지시켜버리면 어떻게 일을 하느냐”고 했다.

단속에 걸린 다른 운전자는 “한 번만 봐달라”며 “○○○씨가 내 친구”라고 말하기도 했다.

고 순경은 “저마다의 사정이 없는 사람이 없다”며 “대부분 선처해 달라고 얘기하신다”고 했다. 그는 “단속 업무를 많이 하다 보니 시민들과 좋은 일로 부딪치기보다는 안 좋은 일로 부딪칠 때가 많은데, 예민하게 말씀하실 때가 있다”며 “그런 시민들을 만날 때마다 저희가 냉정하게 얘기할 때도 있고, 달래는 때도 있다. 그런 것들이 가장 고충이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성남중원경찰서 교통안전계에서 근무하는 고동수 순경. /유튜브 '경찰청'

고 순경은 경찰 동료들 사이에서는 “이렇게 말이 없는데 어떻게 개그맨을 했느냐”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업무에 매진했다. 성남중원서 교통안전계장은 “고 순경이 SBS 개그맨 출신이라고 해서 저희를 많이 웃겨줄 줄 알았더니 오히려 우리가 고 순경을 웃기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상이 좋고 웃음을 잃지 않아서 좋다”며 “보석 같은 경찰관이다. 지금같이만 변하지 않는다면 엘리트 경찰관이 되리라고 믿는다”고 했다.

고 순경은 “경찰과 개그맨의 공통점을 생각해본 적 있다”며 “공감대를 잘 알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사람들의 마음을 잘 캐치하고 이해를 해야 하는 직업 중의 하나가 개그맨인데, 경찰관 고동수도 시민들의 마음과 공감대를 잘 캐치해서 친절하게 다가갈 수 있는 경찰관이 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