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사천시의 한 사찰 지붕에 “부처님 위로 케이블카 타는 자는 평생 재수없다”는 내용의 현수막이 붙었다. 사찰 측은 “사찰 상공에 설치된 케이블카로 인해 피해가 막심한데 사천시에서 어떠한 대책도 마련해주지 않고 있다”고 현수막 설치 이유를 밝혔다. 사천시는 “사찰 항의로 케이블카 이동 경로까지 변경했다”며 “법적 판결도 나온 만큼 조정이나 피해 보상은 힘들다”고 했다.
최근 소셜미디어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한 사찰 지붕 사진이 올라왔다. 사진을 보면 지붕에는 “부처님 위로 케이블카 타는 자는 평생 재수 없다”는 문구가 적힌 대형 현수막 2개가 걸려있다. 해당 현수막은 사천바다케이블카 상하행선을 타고 지나가다 보면 각산 중턱에서 볼 수 있다.
네티즌들은 “케이블카 탄 승객에게 악담을 퍼붓다니 너무하다” “종일 케이블카 기계음에 시달리면 수양에 방해될 것 같다” “평생 재수없다니, 고3 수험생에겐 오히려 좋은 소식”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앞서 사찰 측은 케이블카 공사가 진행되고 있던 2017년 소음공해와 사생활 침해 등을 이유로 공사 중지를 신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2019년에는 사천시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냈지만, 케이블카로 인한 소음이 55데시벨을 넘지 않는다는 이유로 패소했다.
사찰 측이 문제 삼고 있는 케이블카는 총운행 거리 2.43km로, 사찰 오른쪽 상공 100~200m 위에 설치돼 있다. 스님이 생활하는 요사채까지는 직선거리로 약 80m, 수행공간까지는 약 100m 떨어져 있다.
사찰 측은 항의 표시를 하기 위해 해당 현수막을 설치했다고 밝혔다. 사찰에 상주하고 있는 도안스님은 24일 조선닷컴에 “소음공해, 사생활 침해, 전자파 발생 등 피해가 막심하다. 그런데 사천시는 어떠한 사과나 대책도 마련해주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도안스님은 “낮에는 케이블카와 승객에게서 발생하는 소음에 시달리고, 밤에는 조명 때문에 고통받고 있다”며 “혹여 케이블카에 탄 승객이 볼까 봐 마당에 함부로 나가지도 못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천시가 마땅한 해결책을 제시할 때까지 해당 현수막을 치우지 않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사천시는 법원의 판결도 나온 만큼 조정이나 피해 보상은 힘들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천시 관계자는 “사찰에서 항의가 들어와 공사 중 케이블카 노선을 변경하는 등 조치를 취했다”며 “판결도 나온 만큼 사찰에 보상을 제시할 명분이 없다”고 주장했다. 다만 관광객들의 항의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원만한 해결을 위해 방법을 모색해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