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살인' 사건의 피의자 이은해(왼쪽)와 조현수. /뉴스1

‘계곡 살인사건’의 피의자 이은해(31)씨가 사건 발생 4개월 뒤 지인에게 “자수할까? 그냥 내가 한 거 다 맞으니까”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지법 형사15부(재판장 이규훈)는 19일 오후 살인과 살인미수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씨와 공범인 내연남 조현수(30)의 9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검찰은 피해자 윤모씨가 사망할 당시 함께 경기 가평군 용소계곡에 동행했던 이씨의 지인 A씨를 증인으로 불러 심문했다.

A씨는 2020년 10월 17일 이 사건을 다룬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 직후 이씨에게 자수를 권했다고 한다. A씨는 “방송을 본 뒤 은해 언니에게 의심이 들어 단 둘이 만나 자수할 것을 권유했다”며 “혹시 딸 때문에 자수 못 하는 거면 딸이 성인이 될 때까지 금전적으로 지원하겠다고 했다”고 진술했다. 이씨는 “내가 죽인 게 아닌데 너무 억울하다”고 오열하면서도 금전적으로 지원해주면 자수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이씨가 우는 모습을 보며 이씨를 한 번 더 믿기로 했다고 한다.

검찰은 방송 이튿날인 2020년 10월 18일 오후 9시 10분쯤 A씨와 이씨가 나눈 문자 메시지 내용을 공개했다. 이씨는 A씨에게 “내가 한 것 맞으니 자수할까”라며 “오빠(피해자 윤모씨)가 허우적거리는 걸 봤고, 내가 안 구한 것도 맞으니까”라고 했다.

A씨는 “당시 은해 언니가 범행을 인정한 것이 아니라 이 일로 주변 사람들을 너무 괴롭히니까 자백하려는 걸로 받아들였다”며 “그때 은해 언니는 자기 신상정보가 다 까발려지자 딸의 신상정보까지 공개될 것을 무척 염려하는 상황이었다”고 했다. 그는 “은해 언니가 억울함을 증명하겠다고 해놓고 검찰 조사 과정에서 도주한 것을 보며 지금은 은해 언니의 보험사기 범행을 확신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