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 살인 사건 피의자 이은해(31)씨가 지난 4월 19일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인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으로 들어서는 모습. /뉴스1

계곡 살인 사건 피의자 이은해(31)씨와 공범 조현수(30)씨가 4개월간의 도피 과정에서 지인들과 여행을 다니는 등 호화생활을 누린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여행 일정을 함께 했다는 이씨 절친 A씨의 법정 증언을 통해서다.

A씨는 8일 오후 인천지법 형사15단독 오한승 판사 심리로 열린 조력자 B씨 등 2명의 속행공판에서 검찰 측 증인으로 출석했다. B씨 등 2명은 이씨와 조씨의 도피를 도왔다는 의혹을 받는 인물들이다.

이날 ‘이씨의 가장 친한 친구’라고 자신을 소개한 A씨는 “중학교 때부터 이씨와 친구다. 도피 기간 거의 매일같이 연락하고 현재까지 이씨를 면회하는 친구”라고 말했다. 이어 “도피 기간인 올해 1월 초 조력자인 B씨로부터 전화가 와 ‘은해랑 연락하고 싶냐’고 해서 그렇다고 했더니 바꿔줬다”며 “이후 그달 29일 첫 만남을 가졌다. B씨의 도움이 없었다면 연락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후로도 이씨와 3차례 더 만나 함께 여행을 즐겼다고 증언했다. A씨는 “B씨 몰래 이씨와 연락해 3차례 더 만났다. 두 번째 만남은 서울 광장시장 등에서 함께 놀고 라멘집과 모텔 등에 갔다”며 “2월에 부산, 4월에 양주 등을 갔고 호텔과 펜션 등 경비는 모두 이씨가 지불했다”고 말했다.

이은해씨와 공범 조현수(30)씨. /뉴스1

그러면서 이 기간 이씨가 여유로운 생활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B씨 등 조력자의 지원 덕분이라고 했다. A씨는 “도피처 보증금과 월세는 B씨가 해줬고 이후 B씨가 하는 불법 사이트 운영 일을 도와 수익금 배분을 받아 생활한다는 말을 이씨로부터 들었다”며 “한번은 B씨의 인천 집에 가서 1500만원을 받기도 했다는 이야기를 들어 B씨 도움으로 도피생활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공개수배 후 이씨가 극단적 선택을 자꾸 언급하길래 위로해주고 자수하라고 설득했지만 ‘유명 변호사 선임을 위해 3억원 모을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자수 날짜도 B씨가 정해준다고 해서 기다리고 있다는 말을 이씨에게 들었다”고 주장했다. 이후 “이씨의 도피 사실을 알고도 알리지 않는 등 형사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사실대로 진술한 것이냐”는 검사 물음에 “네”라고 답하기도 했다.

B씨 등 2명의 조력자 측은 앞선 공판에서 “이씨와 조씨에게 위로금 명목으로 현금 100만원을 줬고 이씨가 도피 중일 때 만나 밥값 등으로 100만원을 지출한 사실은 있지만, 도피 자금을 조달하거나 은신처를 마련해 도피를 도운 사실은 없다”며 혐의를 부인한 바 있다. 재판은 총 2차례 기일 지정 후 이씨와 조씨를 소환해 증인신문을 하기로 했다. 다음 재판은 8월 중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