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에게 마치 인형처럼 다뤄지며 학대당하던 강아지가 동물보호단체에 의해 구조됐다.

A씨가 강아지 앞발만을 한 손으로 쥔 채 걸어다니고 있다. /'캣치독' 인스타그램

8일 새벽, 동물보호단체 학사모(학대견을 돕는 사람들의 모임)와 캣치독은 부산 해운대구의 한 아파트에서 학대받던 강아지 한 마리를 구조했다고 밝혔다. 견주 A씨는 보행 중 강아지의 두 앞발만을 한 손으로 잡고 다니는 등 학대를 일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근 주민 제보에 의하면 강아지는 생명이 위험한 상황으로 보였다고 한다.

결국 단체는 해운대구청으로부터 학대 강아지 긴급 분리 조치 권한을 위임받고 지난 7일 A씨 자택을 기습방문해 강아지를 구조했다. 강아지를 구조하는 과정에서 A씨는 단체를 향해 “내 인형이야”라고 소리치고 강아지 다리를 비트는 등 격렬하게 저항한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 검사 결과, 생후 1년도 안 된 강아지는 뒷다리 슬개골 탈골 3~4기와 유선 종양을 진단받았다.

2년 전 A씨는 쓰레기 가득한 폐차 직전의 차량에 강아지를 1년 이상 방치했다. /'캣치독' 인스타그램
2020년 6월 구조된 학대견. /'캣치독' 인스타그램

앞서 동물보호단체는 2020년 6월에도 A씨가 또 다른 강아지를 학대한다는 제보를 받고 구조에 나섰던 바 있다. 단체에 따르면, A씨는 쓰레기 가득한 폐차 직전의 차량에 강아지를 1년 이상 방치했다. 내부 온도는 50℃에 달했다. 당시 구조를 진행하던 도중에도 A씨는 강아지를 흔들고 꼬집는 등 학대 행위를 지속했다. A씨 아버지도 “야 줘버려, 하나 더 사줄게” 등의 발언을 하며 딸의 학대 행위를 방관하는 태도를 보였다고 한다.

현재 경찰은 동물보호단체로부터 고발장을 접수해 A씨를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조사할 예정이다. 동물보호단체는 “동물 학대가 2년 만에 같은 사람에게서 재발한 것”이라며 “동물보호법 개정 및 제정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강아지를 구조하는 것으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학대자의 정신적인 문제에 관해서도 직접적으로 개입해 더 이상 희생되는 생명이 없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