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인천시 미추홀구 인하대 캠퍼스에서 벌어진 사망 사건과 관련, 피해자의 학교 동문들은 안타까운 심정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피해자와 같은 학과의 졸업생 정모(28)씨는 “선배로서 마음이 무너지는 것 같다”며 “피의자에게 분명하고 합당한 처벌이 내려지길 바란다”고 했다. 학생회 관계자는 “매일 커뮤니티를 찾아보고 있는데, 피해자를 향한 폭력적인 내용이 많아 화가 난다”며 “유가족에게 전해질 아픔을 고려해 말을 아끼려 한다”고 했다.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의 인하대 게시판은 추모 분위기다. ‘꿈 많았을 새내기 명복을 빕니다’ ‘일면식은 없지만 동문이라는 사실 하나로 답답하고 안타깝다’라는 반응들이다. 한 학생은 “꿈을 이루지 못하고 떠난 학우를 위해, 설레는 마음으로 입학하고 계절학기까지 들으면서 열심히 살았을 후배를 생각하며, 후배가 이루지 못한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열심히 공부할 것”라고도 했다.

인하대학교 캠퍼스에서 같은 학교 재학생을 성폭행한 뒤 건물에서 추락해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17일 오전 인천광역시 인하로 인하대학교에 마련된 추모공간에서 한 학생이 헌화를 하고 있다. /뉴스1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피해자를 추모하는 게시글이 잇따르고 있다. ‘나와 동갑인 스무살 여자애가 새벽에 얼마나 무서웠을까’ ‘기뻐하며 대학 보낸 유가족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는 반응이다. 일부 게시글에 피해자를 모독하거나, 학교 평판부터 걱정하는 과격한 내용이 담기자, ‘피의 학생 뿐 아니라, 그를 만든 집단적 일탈도 문제’ ‘생명을 앗아갔는데 어떻게 피의자를 옹호하나’라는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피해 학생을 추모하기 위해 인하대 총학생회 비대위는 어제 오후 인하대 2호관과 60주년 기념관 사이에 추모 공간을 마련했다. 여름 방학이지만 이곳을 찾은 학생들과 인근 주민들이 100여명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하대 캠퍼스 안에서 동급생을 성폭행하다 추락해 숨지게 한 20대 남성 A씨가 17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을 나서고 있다./뉴스1

한편, 인천 미추홀경찰서는 강간치사 혐의로 피의자 A씨에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5층짜리 학교 건물 안에서 성폭행을 당한 피해자 B씨가 3층에서 지상으로 추락해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피해자는 15일 오전 3시 49분쯤 인하대 캠퍼스 안에서 쓰러져 있다가 행인에 의해 발견됐다.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B씨는 즉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