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대 피해 아동을 위해 ‘기부 달력’(몸짱 경찰 달력)을 4년간 제작해 온 몸짱 경찰관 박성용(42) 경위가 “올해는 달력 제작이 불가능하게 됐다”는 소식을 전했다. 이유는 박 경위의 건강상의 문제 때문이다.

박성용 경위 인스타그램

박 경위는 2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죄송합니다. 올해 경찰 달력 제작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지난 4년간 쉼 없이 최선을 다해 달려왔는데 제 건강상의 이유로 올해는 제작이 불가능하게 됐습니다”고 밝혔다.

박 경위는 “작년 10월부터 힘든 일이 저희 가정에 닥쳐왔고, 지금까지 고통받고 있습니다.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한 두통과 어지러움증으로 실신해 대학병원에서 응급치료를 받았고, 정밀검사결과 뇌동맥협착 진단 소견을 받았습니다”고 했다.

평소 술·담배도 하지 않고, 건강도 크게 나쁘지 않았던 그였기에 뇌동맥협착 소견은 충격 그 자체였다고 한다. 박 경위는 “현재 약물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진통제가 없으면 생활이 힘들 정도의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어, 당분간 치료를 받으며 지내려 합니다. 여기서 더 악화되면 저도 제 자신이 어떻게 될지 무섭습니다”라고 말했다.

박 경위는 그동안 몸을 만드는 등 달력 제작을 준비해 온 경찰 동료들에게도 미안한 마음도 전했다. 그는 “힘들게 근무하면서 준비해오신 경찰동료 여러분들께 이런 소식을 전해드려 너무 송구스러운 마음 뿐입니다. 잠시 쉬어가는 것입니다”라고 했다.

2008년 경찰로 임용된 박 경위는 ‘몸짱 경찰’로 유명해졌다. 두꺼운 팔뚝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려 ‘마동석 경찰’ ‘한국의 드웨인 존슨’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2008년부터 2012년까지 4년 연속 지역 경찰 전국 범인 검거율 1위를 기록해 2계급 특진하기도 했다. 헬스 트레이너로 활동하다 경찰이 된 그는, 임용 후에도 운동을 꾸준히 하며 보디빌더로도 활약했다. 2013년에는 보디빌딩 국가대표 선발 대회에서 7위에 오르기도 했다.

2018년부터 박 경위는 전국 각지에 있는 몸짱 경찰관을 찾기 시작했다. 멋지게 만든 몸을 사진으로 찍어, ‘달력’으로 만들어 판매했다. 수익금은 전부 기부했다. ‘몸짱 달력’ 판매 수익금을 기부한 이유에 대해 박 경위는 2019년 한 라디오 방송에서 “초등학교 3학년 때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셔서 기초생활수급대상자 가정에서 국가보조금으로 유년시절을 보냈다. ‘나중에 꼭 성인이 되면 (사회에)은혜를 갚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몸짱 달력을 든 채 포즈를 취하고 있는 배우 마동석/박성용 경위 인스타그램

달력 판매 수익금은 학대 피해 아동에게 전달됐다. 박 경위는 “2017년 아이를 낳고 난 후 현장에서 학대 피해를 겪는 아이들을 만나니 어떤 방식으로든 도움을 주고 싶었다”고 했다. 2018년부터 2021년까지 기부한 금액은 총 7250만원이다. 작년에는 학대 피해 아이들뿐만 아니라, 경북·울진 산불피해 주민들에게도 기부금 일부가 전달됐다.

박 경위의 건강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박 경위 소셜미디어에 “올해는 건너 뛰지만, 내년엔 다시 건강해져 달력 꼭 만들어주세요”, “건강이 1순위다”, “힘내시라”며 그를 위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