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봉은사는 원래 ‘2000원의 행복’으로 유명한 곳이다. 2000원에 누구에게나 점심 식사를 제공해 신도들뿐 아니라 주변 직장인도 많이 찾았다. 하지만 지난달 6년 만에 점심 값을 3000원으로 올렸다. 식사도 앞으로 신도들에게만 제공한다. 고물가 탓에 재료 값 부담이 컸다고 한다. 봉은사 관계자는 “사찰이라 채소 위주 음식을 제공하는데, 채소 값이 너무 올랐다”면서 “예전에는 일주일에 한두 번 카레나 짜장을 내놨었는데, 감자 값이 부담스러워 그것도 힘들다”고 했다.
봉은사를 찾는 사람들은 “이 정도도 감사하다”는 반응이 많다. 전방위적으로 물가가 치솟으면서 웬만한 식당에서는 한 끼 해결하는 데 1만원 가까이 들기 때문이다. 점심 값이 비싸졌다는 것을 의미하는 ‘런치플레이션’이란 신조어까지 나왔다.
직장인들은 구내식당을 이용하는 경우가 늘었다. 단체 급식 업체인 현대그린푸드가 운영하는 서울 중구의 한 금융사 구내식당은 지난 4월만 해도 이용자가 하루 평균 310명이었는데, 지난달 평균 350명으로 12%쯤 늘었다. 이 업체가 운영하는 오피스 밀집 지역 구내식당 이용객 수는 거리 두기 해제로 재택근무가 끝난 3월 소폭 늘었지만 물가 상승이 시작된 4월(8.6%), 5월(10.8%) 큰 폭으로 뛰었다. 현대그린푸드는 “광화문·여의도·강남 등 오피스 지역 외식 물가가 급등하면서 구내식당 이용객 수가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했다. 다른 급식업체인 아워홈·CJ프레시웨이·풀무원 등도 “4~5월 오피스 지역 구내식당 이용객 수가 5~10%씩 늘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