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커뮤니티

“어차피 해야 할 야근이라면 미뤄봤자 시간만 늦출 뿐!”

28일 오전 고용노동부 공식 블로그와 트위터 등에는 “칼퇴를 잊은 사람들에게 ‘야근송’”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야근을 할 때 들으면 좋은 곡들을 모은 ‘플레이리스트’를 추천하는 내용이다.

해당 글에는 “에너지 부스터 같은 야근송 들으며 얼른얼른 처리하자고요” “노래를 들으며 거침없이 일을 마무리하고 퇴근해 볼까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와 함께 헤븐리시티의 ‘밤샘작업’, 이이경의 ‘칼퇴근’, 장미여관의 ‘퇴근하겠습니다’ 등을 추천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해당 게시글이 ‘미쳐버린 고용부 트윗’ 등의 제목으로 공유됐다. 네티즌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노동시간 규제를 담당하는 고용부가 야근을 독려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네티즌들은 “야근송을 추천하는 게 고용노동부의 본분은 아니다”, “다른 곳(부처)도 아니고 고용노동부에서 장난하는 거냐”, “고용노동부에서 야근을 줄일 생각을 해야하는 것 아니냐”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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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게시글 하단에 예고된 ‘7월 플레이리스트’도 논란이 됐다. 노동부는 “7월의 주제는 휴가 안 가도 휴가지처럼 느껴지는 ‘기억 조작송’”이라며 플레이리스트를 공유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를 놓고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휴가도 가지 말라는 것이냐”, “휴가 안 가고 야근이나 해야겠네” 등의 반응이 나왔다. 논란이 커진 뒤 게시물은 비공개 처리되거나 삭제됐다.

해당 게시글은 고용노동부에서 발간하는 소식지 ‘월간 내일’ 6월호에 실린 기사를 온라인에 올린 것이다. 월간 내일 6월호는 지난달 제작됐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야근이라는 게 안 하면 좋지만 불가피하게 하는 경우도 있다. 불가피한 야근을 할 때 빨리 마무리하고 퇴근하라는 차원에서 만든 응원곡 플레이리스트”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지난달 제작된 콘텐츠를 추가적으로 온라인에 홍보하기 위해 순차적으로 게시한다”며 “최근 근로시간 개편과 관련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게시글에) 오해의 소지가 있고 취지와도 맞지 않아 불가피하게 삭제했다”고 설명했다.

노동부는 지난 23일 초과근무 시간 제한 개편 등 노동시간 유연화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현행 주 52시간 근무제는 1주일에 최대 52시간까지만 근무할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는데, 이를 한달 단위로 맞추면 괜찮도록 바꿔보겠다는 것이다. 이를 놓고 노동계와 야당에서는 “주 52시간제를 무력화하고, 노동 시간을 늘리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