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수배된 이은해씨(왼쪽)와 공범 조현수씨. /뉴스1

경기도 가평 계곡에서 남편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이은해(31)씨와 공범 조현수(30)씨의 행방이 4개월째 묘연하다. 긴 기간 신용카드·휴대전화 사용 흔적조차 남기지 않은 이른바 ‘유령생활’을 이어가자 일각에서는 이들에게 조력자가 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씨와 조씨가 모습을 감춘 시점은 지난해 12월 14일이다. 전날 피의자 신분으로 받은 첫 검찰 조사에 이어 당일 2차 조사가 예정돼 있었으나 나타나지 않고 잠적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지난달 30일 사건을 공개수사로 전환하기 전 두 사람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해외로 나간 기록이 없기에 이들이 여전히 국내에서 도피 중인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그러나 이씨와 조씨는 잠적 후 4개월이 가까워지도록 단서가 될 만한 작은 빈틈조차 남기지 않고 있다. 자신들 명의로 된 신용카드나 휴대전화를 사용한 내역이 없고 병원 진료기록도 존재하지 않는다.

이런 점을 봤을 때 두 사람이 누군가의 도움 아래 도피 행각을 벌이고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사람들 눈에 띄지 않게 몸을 숨길 수는 있지만, 장기간 현금만 사용하거나 연랑망을 아예 차단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이들이 조력자의 보조로 대포통장·대포폰을 쓰고 있거나 심지어는 이미 밀항했을 가능성까지 언급되고 있다.

한편 이씨와 조씨는 2019년 6월 경기도 가평 용소계곡에서 이씨 남편인 윤모(당시 39세)씨를 물에 빠뜨려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들이 수영을 전혀 할 줄 모르는 윤씨에게 다이빙을 하게한 뒤 구조하지 않고 숨지게 한 것으로 보고 있다.

두 사람은 같은 해 2월에도 강원도 양양군 한 펜션에서 윤씨에게 복어 피 등을 섞은 음식을 먹여 살해하려 했으나 미수에 그쳤다. 3개월 뒤에는 경기도 한 낚시터에서 윤씨를 물에 빠뜨렸으나 지인이 구조하면서 실패했다.

이들이 윤씨 명의로 든 생명보험금 8억원을 노리고 범행을 계획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실제로 이씨는 남편 사망 후 5개월 뒤 보험회사에 생명보험금을 청구했다가 거절당했다. 당시 보험회사는 심사 과정에서 사기 범행을 의심해 돈을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