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앞에서 '심리상담사 법안 추진 반대' 기자회견이 열렸다. /박정훈 기자

서울대 등 대학 심리학과 교수들과 학생들이 4일 거리로 나와 ‘심리상담사법 입법 추진 반대’ 집회를 열었다.

이날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앞에선 한국심리학회(학회) 회원 등 50여명이 ‘심리상담사법 입법 추진 반대’ 집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엔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전국 여러 대학의 심리학과 교수들과 대학원생 등이 참여했다.

이들은 ‘국회는 국민의 정신건강을 위해 심리상담사 법안을 즉각 중단하라!’는 문구가 쓰인 플래카드를 내걸고 ‘수련안한 학부생이 심리상담 말이되나’ ‘심리전공생의 존립 피해 누가 책임질 것인가’라는 손 피켓을 들었다.

이들은 지난달 말 최종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심리상담사법안’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이 법안은 심리상담 관련 시설에서 5년 이상 경력을 쌓거나 학부에서 상담학·심리학 등의 과목을 이수하고 졸업하기만 하면 심리상담사시험에 응시할 수 있도록 했다. ‘국민 마음건강증진 및 심리 상담지원에 관한 법률안’도 비슷하다.

그러나 심리학계에선 “발의안의 심리상담사 자격조건이 너무 느슨하다”고 반발하고 있다. 대학, 대학원에서 심리학 과목을 일부만 이수해도 된다는 조건, 제대로 정의되지 않은 ‘심리상담 관련 시설’에서 5년이상 일한다는 조건 등은 그 전문성을 인정받지 못하는 부적격 자격 소지자를 과도하게 배출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장은진 한국심리학회장(한국침례신학대 교수)은 “이번 발의안이 통과되면 적절한 교육이나 수련을 받지 않고도 심리상담사 자격 취득이 가능해진다”며 “이는 국민의 정신건강을 도모하겠다는 입법취지와 달리 오히려 국민에게 피해를 입힐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현행 심리상담사 자격 취득과정은 발의안보다 까다롭다. 심리상담을 전문적으로 제공하는 인력이 되기 위해선 심리학관련 전공에서 학부와 석사 과정 이상의 학위를 취득하고 일정 수준 이상의 수련을 거쳐야 했다. 필요 교육기간도 최대 9년이었다. 이는 OECD국가와 유사한 수준이다.

한국심리학회는 ‘국민의 삶의 질 증진과 성숙한 사회발전에 기여’한다는 것을 모토로 삼아 1946년에 설립된 학회로 현재 16개 분과, 27000여명의 회원을 두고 있는 학회다. 한국심리학회는 4일부터 8일까지 일주일간 국회 앞에서 심리상담사법 입법 추진 반대 집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최기홍 한국심리학회 대외이사(고려대 교수)는 “코로나 때문에 국민 모두가 힘든 상황에서 이런 법안은 마음을 다친 국민들에게 2차 피해를 줄 수 있다”며 “학계에서 법안을 막기 위해 관련 학술 연구도 하고 다양한 활동을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