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은 7일 재개발이 장기간 지연되고 있는 서울 을지로 세운지구에 대해 “올 상반기 중 발전 계획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이날 열린 기자단 신년 간담회에서 세운지구와 관련해 “도심 중의 도심인 이 넓은 면적이 10년 동안 낙후돼 있다. 상업용으로도 주거용으로도 못 쓰는 상황”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오 시장은 시장에 첫 당선됐던 2006년 세운상가 일대 낡은 건물들을 철거해 녹지화하는 계획을 세웠다. 주변 지역과 통합 개발해 종로에서 남산까지를 녹지 벨트로 잇는다는 도심 재창조 프로젝트였다. 그러나 박원순 전 시장이 취임하면서 계획이 뒤집혔다. 낡은 건물을 ‘보존’하는 도시 재생 방식으로 전면 수정되면서 10년간 사실상 방치돼 왔다.

오 시장은 이날 “10년 전 세운지구를 중심으로 북악산부터 창경궁, 종묘, 남산까지 녹지 축을 잇는 방법을 제시해 놓고 퇴임했는데 지난 10년간 다 흐트러졌다”며 “지금 부분 부분 건물이 올라가고 있지만 그렇게 되면 오히려 난개발이 예상되기 때문에 서울시민의 중지(衆志)를 모아 올 상반기 중 발전 계획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앞서 오 시장은 지난해 11월 서울시의회 시정질문 도중 “세운상가 위에 올라가서 종로2가와 청계천을 보면서 분노의 눈물을 흘렸다”며 “세운 재정비 촉진 지구를 보면 피를 토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박 전 시장의 도시 재생 사업을 비판하기도 했다.

오 시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주택 정책과 관련해 “신속통합기획(사업 초기부터 시가 조합 등과 협의해 인허가 절차를 대폭 단축시키는 재개발·재건축 기획) 등을 통해 10년간 인위적으로 억제했던 재개발·재건축을 정상화하고 새로운 모델을 발굴해 공급을 확대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대중교통 재정난을 타개하고자 버스·지하철 요금 인상이 거론되는 것과 관련해선 “현재로서는 인상 계획이 없다”고 했다. 오 시장은 “오미크론이 위중한 상황이고 여러 가지로 대중교통 요금 인상을 검토할 만한 적절한 시점이 아니다”라며 “여러 생필품 가격이 줄줄이 오르고 있는데 대중교통 요금까지 인상한다면 정말 감당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오 시장은 또 “제가 올해 6월 1일 치러질 지방선거에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시민들은 안 계실 것으로 생각한다”며 네 번째 시장 도전 의사를 재차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