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셰프 정창욱씨. /MBC

유명 셰프 정창욱씨가 특수폭행·협박 혐의로 피소된 가운데 미국 하와이에서 발생한 사건의 구체적 상황을 담은 보도가 나왔다. 정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편집자로 일하던 고소인 A씨와 B씨에게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하며 칼을 얼굴과 배에 들이미는 등의 위협을 가했다는 내용이다.

A씨와 B씨는 24일 연예매체 디스패치를 통해 지난해 8월 13일 하와이에서 발생한 정씨와의 갈등을 털어놨다. 이에 따르면 당시 세 사람은 정씨 지인의 집에서 ‘쿡방’(요리방송)을 찍었고 촬영은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정씨가 음식을 만들면 지인이 맛을 감상하는 식이었다.

사건은 이들이 숙소로 돌아온 뒤에 벌어졌다. 갑자기 돌변한 정씨가 A씨의 머리와 가슴을 때리고 B씨의 목을 졸랐다는 것이다. A씨와 B씨는 “정씨가 칼을 꺼내들고 얼굴 30㎝ 앞까지 들이댔다”며 “‘XXXX, 목을 XX버릴까보다. 쓸모없는 XX들. 너네 그냥 여기서 죽여야겠다’는 말도 했다”고 주장했다.

위협의 이유가 된 건 앞선 촬영에서 B씨가 지인에게 건넨 질문이었다. 당시 B씨는 인터뷰 영상에 사용하기 위해 “오늘 정 셰프가 만든 음식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요리는 무엇이냐”는 질문을 던졌었다. 정씨는 이를 두고 “아까 그 질문은 하지 말았어야 했다”며 분노했다.

A씨와 B씨는 정씨가 들고 있던 칼을 벽에 꽂았고 다시 뽑아 이번에는 식탁을 찔렀다고도 했다. 그러다가 두 사람을 향해 겨누며 위협하는 등의 행위를 10분 이상 반복했다. 두 사람이 공개한 사진에는 숙소 벽과 식탁에 깊숙하고 날카롭게 남은 칼자국이 그대로 담겨있다.

당일 백신 접종을 했던 A씨가 화장실로 달려가 구토를 하자 정씨가 그를 밖으로 끌어내기도 했다고 한다. A씨는 “정씨의 칼부림이 지금도 떠오른다. 아직도 그날의 공포로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며 “불면증도 생겼고 가슴 두근거림도 심해졌다”고 토로했다. B씨 역시 “(정씨가) 칼날 부분을 목 왼쪽에 갖다 대고 욕설을 했다”며 “복부 쪽으로 가져가서는 ‘배를 갈라버린다’ 위협했다”고 기억했다.

B씨가 올린 영상 속 정씨. 카메라를 들자 "허락 안 받고 찍는 거 싫어한다"며 거부하는 모습이다. /유튜브 호드벤처

이같은 정씨의 위협은 처음이 아니었다. A씨와 B씨는 하와이 사건 전에도 두 번이나 비슷한 공포를 느꼈다고 말했다. 앞선 지난해 4월에는 재료 구매를 위해 편의점에 다녀왔다가 정씨로부터 무차별적인 폭언을 들어야 했다고 했다. 당시 정씨는 “왜 말도 없이 다녀오냐. XXXX야. (내가) XX으로 보이냐. X같은 XX야”라는 말을 퍼부은 것으로 전해졌다.

두 달 뒤인 6월에는 카메라 배터리 문제로 위협을 당했다고 한다. A씨에 따르면 당시 그가 카메라 과열로 배터리가 부족해 잠시 촬영을 멈춰야 한다고 안내하자 정씨는 “카메라가 이렇게 자주 꺼지면 나중에 영화는 어떻게 찍냐”고 빈정댔다. A씨가 “그때는 빌려야 한다”고 답하자 정씨는 다짜고짜 “넌 나를 속였다. 이 미친XX. 배를 찔러서 죽여야 한다”고 말했다.

B씨는 지난해 9월 정씨를 특수상해·특수협박·특수중감금·특수중감금치상 등 혐의로 정씨를 고소했고 A씨도 그해 11월 고소를 진행했다. 두 사람은 이 모든 내용을 고소장에 담았고 서울 종로 경찰서가 정씨를 입건해 수사 중이다.

앞서 B씨는 지난 21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정씨의 실체를 담은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정씨가 첫 만남부터 강압적인 말투로 명령을 하거나 욕설을 하는 장면이 찍혔고 B씨는 “고소 진행 후 (해가 바뀌어) 1월 말이 다 되어가도 반성은커녕 사과를 표한 적도 없다는 게 더 견딜 수 없게 만들었다”고 털어놨다.

또 영상 댓글에는 A씨가 “1년 동안 정씨와 생활하며 겪은 폭언, 욕설, 두 번의 칼을 사용한 협박과 이런 모습을 편집하기 위해 수십 번씩 영상을 돌려보며 어느 순간 망가진 스스로를 보게 됐다”며 “현재 정신과에 다니며 정기적으로 치료받고 있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