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이 여당 지지자들의 불매운동을 의식해 '멸공 절필'을 선언한 가운데, 젊은 남성 중심 커뮤니티에는 정 부회장을 응원하는 '신세계 구매운동 이미지'가 올라왔다. /FM코리아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멸공’ 게시물을 계기로 온라인상에서 여당 지지자를 중심으로 공유되고 있는 불매운동 이미지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멸공’ 시리즈를 중단하겠다는 선언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하지만 정 부회장의 이런 결정과는 무관하게, 이번에는 2030세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신세계 구매운동’ 이미지가 확산하기 시작했다.

◇신세계 불매 이미지 올린 정용진… “멸공 절필 선언한 것”

정 부회장은 11일 오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보이콧 정용진, 가지 않습니다. 사지 않습니다’는 문구가 담긴 이미지를 올리면서 “누가 업무에 참고하란다”라고 적었다.

그가 올린 이미지는 2019년 일제 불매운동 당시의 소위 ‘노재팬’ 포스터를 패러디한 것으로, 최근 정 부회장의 이른바 ‘멸공’ 게시물에 대한 불만의 표시로 주로 여당 지지자 사이에서 공유되는 이미지였다.

신세계 관계자는 조선닷컴에 “그룹 고위 관계자가 바깥 분위기를 해당 이미지와 함께 정 부회장에게 보고했다”며 “정 부회장이 이를 공개한 것은 ‘멸공 절필’을 선언한 것으로, 일종의 ‘셀프디스’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작년 11월부터 ‘공산당’을 겨냥한 글과 사진 등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그는 ‘북한의 도발이 경영에 심각한 위협이 되기 때문’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그러나 8일 윤석열 대선 후보를 시작으로 국민의힘 인사들이 연이어 이마트를 찾아 ‘멸공’을 연상시키는 멸치와 콩을 구입하면서 논란이 정치권으로 번졌고, 불매운동까지 등장했다.

◇2030세대 커뮤니티에선 ‘신세계 구매운동’ 시작

정 부회장 결심과는 별개로, 멸공 논란은 확산 중이다. 여당 지지층의 불매운동에 맞서, 야당 지지층의 신세계 구매운동이 시작될 조짐이다.

정 부회장이 인스타그램에 신세계 불매 운동 이미지를 올리자, 6시간만에 좋아요 4만5000개, 댓글 5500개가 붙었다. 댓글 대부분이 정 부회장을 응원하며 신세계 계열사를 이용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오늘 쇼핑하러 신세계 간다’ ‘오늘부터 스타벅스 하루 3잔’ ‘쓱배송 해야지’ 등이었다. ‘#내가 정용진이다’라는 해시태그도 등장했다.

같은날 2030세대가 많이 이용하는 대형 인터넷 커뮤니티 ‘FM코리아’에는 ‘신세계 구매운동’ 이미지가 올라왔다. ‘보이콧(Boycott·거부하다)’을 비틀어 만든 ‘바이콧(Buycott) 멸공’에 ‘갑니다. 삽니다’라는 문구를 담았다. 게시자는 “솔직히 30대 연평도 포격, 서해교전 당해봤으면 멸공해야지”라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