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유튜버가 속옷 차림으로 등장해 승무원 유니폼을 입는 과정을 공개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한 항공사 승무원이 속상한 심경을 전했다.
지난 14일 직장인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상처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커뮤니티는 회사 이메일로 본인인증을 해야만 글을 작성할 수 있다.
소속이 대한항공인 작성자 A씨는 해당 영상과 영상에 달린 댓글들에 대해 “너무 상처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A씨는 “꿈이었던 대한항공에 어렵게 입사해서 행여라도 회사 이미지 실추시킬까 유니폼 입었을 땐 말과 행동을 조심하고 또 조심했다”며 “뒤에서 말도 안 되는 잣대를 들이대며 온갖 것에 컴플레인을 한다. 그래서 늘 더 조심하고 조심했다”고 말했다.
이어 A씨는 해당 영상과 영상에 달린 성희롱 댓글들에 대해 언급하며 “10년간 자부심을 갖고 내 회사 유니폼을 입고 열심히 일해 온 죄밖에 없는데 왜 희롱을 받아야 하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비행기 탈 때마다, 유니폼 입을 때마다 나를 어떤 시선으로 볼지 (해당 영상에 달린 것과 같은) 댓글 다는 사람들이 속으로는 무슨 상상을 하고 있을지 두렵고 슬프다”라고 적었다.
이 글에는 다른 대한항공 직원들이 댓글을 통해 심경을 밝히기도 했다. 한 대한항공 직원은 “너무 속상하다. 단순 유니폼 입고 나온 걸로 화내는 게 아니라, 속옷부터 입고 나와 의자에 다리 걸치고(하는 등의) 행동들 하나하나 때문에 화나 나는 거다. 저 영상을 본 후 승무원이 지나가는 걸 보고 분명 저걸 떠올리며 별상상 다하는 사람도 있을 텐데…누나, 여동생, 친한 친구가 항공업계 종사한다고 생각해봐라. 어찌 다들 속상한 마음을 공감 못해주시나”라고 말했다.
또 다른 대한항공 직원은 “조카가 있는데 이모가 승무원인 걸 좋아한다. (이 영상을 보니) 조카가 영상이랑 댓글 보면 안 되는데 어쩌나 하는 걱정이 들었다. 그리고 당장 내일 유니폼 입고 출근해야 하는데 혹시 승객들 중에 날 보고 룩북을 떠올리는 사람이 있으면 어쩌나 싶다”라며 “유니폼은 작업복인데 그걸 입고 벗는 상상을 남이 한다고 생각하면 되게 수치스럽다. 나에겐 밥벌이인 일인데 이렇게 저렴한 이미지로 소비되는 건 불쾌하고 기분 나쁘다”라고 전했다.
앞서 논란이 된 해당 룩북(Look Book) 영상은 지난달 2일 유튜브에 올라왔다. 룩북 영상이란 옷, 신발 등을 착용하고 제품에 대해서 리뷰하는 콘텐츠이다. 이 영상에는 특정 항공사가 연상되는 승무원 유니폼 두 벌을 해당 유튜버가 갈아입고 포즈를 취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에 대한항공 측은 “해당 당사자(유튜버) 및 채널에 지속적으로 영상 삭제 요청을 하고 있으며 법적 조치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