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직원이 산업기능요원들을 무릎을 꿇게 했다. /유튜브채널 SBS뉴스

한 중소기업에서 일하는 산업기능요원들이 회사 직원들에게 수시로 폭언과 폭행을 당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노동청과 병무청 등 관계 기관에 도움을 요청했으나 묵살당했다는 증언도 있었다. 산업기능요원은 군 복무를 대신해 병역지정업체에서 근무한다.

19일 SBS 보도에 따르면 충북 청주시의 중소 반도체 회사에서 일하는 산업기능요원들은 한 직원에게 폭언과 폭행을 당했다. 녹취와 사진, 영상을 보면 이 직원은 산업기능요원들에게 수시로 전화해 “장난하냐고 XXX아. 장난해? 아 XX 카톡 띄워놨으면 카톡 보고 연락을 해야 할 거 아냐” 등과 같은 폭언을 하거나 욕설이 담긴 문자를 남겼다. 심지어 산업기능요원들을 무릎 꿇게 했고, 이들을 향해 막대기도 휘둘렀다.

산업기능요원들은 지난해 소속 부서장에게 가혹 행위를 당하고 있다고 신고했지만, 변한 것은 없었다. 가해 직원이 사유서를 작성했으나 이 사유서가 회사에 보고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신 사유서를 받은 부장 선에서 ‘잔소리’를 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는 게 산업기능요원들의 주장이다. 사유서에는 ‘업무를 알려주는 자리에서 귀를 잡고 꼬집고 주먹으로 툭툭 쳤다고’, ‘친하게 지내다보니 실수했다’ 등의 내용이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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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다른 징계를 받지 않은 가해 직원은 제보자를 색출하려 했다. 한 산업기능요원은 “(그 직원이) ‘신고한 XX 누구냐. 찾아서 죽여버리겠다’며 한명씩 창고로 끌고 들어갔다”고 SBS에 말했다.

산업기능요원들의 근무 시간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고 한다. 산업기능요원들은 1주일에 60시간 넘게 일하면서도 제대로 된 휴식시간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오후 8시 30분에 출근해 이튿날 오전 8시 30분에 퇴근한 경우도 있었다. 이들의 근로계약서에는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하루 8시간, 주당 40시간 근무하는 것으로 표기됐다.

이들은 병무청과 노동청에 부당행위를 신고했다. 하지만 두 기관 모두 다른 기관에 확인하라고 답변했다. 산업기능요원은 대체복무 제도 중 하나여서 병무청이 관리하지만, 근무시간 관리는 노동청이 담당한다.

회사 측은 폭언·폭행을 한 가해 직원을 회사의 징계위원회에 회부하고 재발 방지책을 내놓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근무시간에 대해서는 인력 부족으로 어쩔 수 없이 준수하지 못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병무청은 사실관계를 조사한 뒤 업체에 대해 산업기능요원 인원 배정 제한 등의 조치를 검토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