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보는 앞에서 20대 만취 여성에게 무차별 폭행당한 40대 가장이 최근 논란이 된 여성가족부 캠페인 영상에 분노하며 “당장 영상을 내려달라”고 요구했다.
피해자인 40대 가장 A씨는 1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여성가족부 관계자에게 고합니다-폭행 무고 피해자 40대 가장’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너무나 어이가 없어서 글을 올린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여가부 관계자분들은 캠페인 영상 제작하시느라 제게 일어난 역대급 사건에는 단 1도 관심이 없으셨다”며 “나랏돈 참 쉽고 편하게 잘 쓰신다. 여기에는 우리 가족이 낸 세금도 일부 있겠다. 화가 나는 걸 넘어 참 너무들 하신다”고 했다.
A씨는 “‘전효성이 꿈꾸는 안전한 대한민국은’이라는 질문을 저와 우리 가족에게 한번 해보시겠느냐”며 “여가부 모델인 전효성씨는 제가 드릴 말씀이자 우리 가족 모두의 생각을 대변하셨더라. 뒤통수와 경추를 핸드폰 모서리로 수십차례 맞은 저는 생명의 위협을 느끼기에 충분했고, 가족은 4D 스릴러물을 10분 넘게 반강제로 볼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도망가지 못하게 손목만 잡았는데 순식간에 성추행 누명을 쓰는 단초가 되기도 했다”며 “정말 이렇게 편을 가르고 싶으신가. 전 남자라서 당한 건가. 여성인 아내와 7살 딸은 사람, 아니 여성도 아니냐”고 울분을 토했다.
또 “영상 속히 내리시라. 아니면 ‘여성가족부’라는 명칭에서 ‘가족’이라는 단어를 빼달라. 적어도 저와 우리 가족을 생각한다면”이라며 “제 사건에도 신경 좀 써주시고 시간 되시면 간단하게라도 입장 밝혀 달라. 저야말로 그 누구보다 ‘안전한 대한민국’을 바라며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A씨가 지적한 여가부 캠페인 영상은 지난달 25일 등장과 함께 논란의 대상이 됐다. 연예인들이 젠더폭력 근절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희망그린 캠페인’의 일환으로, 영상에는 가수 전효성이 3분가량 등장해 데이트폭력에 대한 이야기를 언급한다.
문제가 된 건 전효성의 발언 중 일부다. 그는 “어두워진 후 집에 들어갈 때마다 ‘내가 오늘도 안전하게 살아서 잘 들어갈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한다”며 “집에 잘 들어갔냐는 안부 인사를 우린 당연하게 언급한다”고 했다. 또 “자유가 있는 안전한 일상을 그린다”고도 했다.
이 내용은 남성 중심 커뮤니티로 확산됐고 현실과 동떨어진 발언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오히려 과도한 공포심을 부추긴다는 의견과 함께 “남성을 잠재적 범죄자로 본다” “매일 살해 위협을 느낀다는 의미냐” “집이 멕시코나 남아공쯤 되느냐”는 댓글도 쏟아졌다.
반면 “밤길 무섭다는 말이 뭐가 문제냐”며 전효성을 향한 비난을 자제해야 한다는 반응도 있었다. 또 “연예인을 출연시키는 것보다 실질적인 제도를 만드는 데 힘써라” “영상의 목적이 갈등 조장이냐”며 여가부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컸다.
앞서 A씨가 폭행당한 사건은 지난 7월 30일 오후 11시쯤 서울 성동구의 한 아파트 산책로에서 발생했다. 가해자인 20대 여성 B씨는 A씨 가족에게 대뜸 맥주캔을 내밀었다가 거절당하자 중학생인 A씨 아들 뺨을 때렸다. 이후 도주하려던 B씨를 A씨가 막아섰고 B씨는 욕설을 내뱉으며 휴대전화, 주먹, 무릎 등으로 A씨를 무차별 폭행했다.
당시 현장에는 A씨의 아내와 아들, 7살짜리 딸이 함께였고 사건은 온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일어났다. B씨는 도착한 경찰에게 ‘A씨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그러나 A씨는 신체 접촉으로 불이익받을 것을 우려해 폭행당하면서도 강하게 저항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