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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무료로 공개되는 무협 소설만 읽고 있는 것을 알게 됐다는 한 네티즌의 사연이 화제가 되고 있다.

25일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 “아버지 휴대폰 바꿔드리다 울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아버지가 6년 묵은 핸드폰을 쓰다가 이번에 동생이 폰을 교체한다고 하니 동생 쓰던 폰을 쓰겠다고 했다”라며 “아버지가 쓰던 폰을 보니 아버지 생각이 나더라”라고 했다.

A씨의 아버지는 마땅한 취미가 없었다. 그는 “아버지의 즐길 거리는 폰에 있던 사천성, 스도쿠 같은 간단한 게임과 담배 필 때마다 보던 무협소설 정도가 다였다”라며 “내가 ‘무협소설 뭐 보세요’라고 물으면 굉장히 부끄럼을 타셨다”라고 했다.

무협 소설을 좋아한다고만 생각했던 A씨는 아버지가 쓰던 핸드폰을 살펴보다 울 수밖에 없었다. 그는 “무협 소설을 보는 앱의 내용을 봤더니 최근까지 꽤 많은 작품을 보고 있었다”라며 “어떤 작품은 1~2편만 보고 말았고, 어떤 것은 100편 넘게 보셨다”라고 했다.

이어 “최근까지 보시던 작품들이 전부 무료였다. 중간까지 보던 작품도 유료화 넘어가기 전 부분까지만 보셨다”라며 “이제 자식들 학비 낼 일도 없고 여유롭게 돈 쓰셔도 되는데, 나랑 내 동생이 본가에 가면 (아버지가) 고기를 먹이려는 상황이 생각나서 더 울컥한다”라고 했다.

25일 한 네티즌이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 올린 글 중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

이를 본 한 네티즌은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제일 마음 아팠던 일이 (A씨와) 비슷했다”라며 “아버지가 조용한 분인데 주변에서 폰으로 게임을 하는 게 부러웠던 거 같다. 어느 날 가르쳐 달라더라”라고 댓글을 남겼다.

이어 “이후에 게임이 어려우면 물어보고는 했는데 엄청 귀찮아했다”라며 “이게 제일 후회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아버지가 카톡으로 친구분한테 둘째가 대학 들어가니까 졸업하면 막걸리 마시고 등산 갈 거라고 자랑했다”라며 “하필 아버지가 둘째 대학 새터(입학 전 대학 프로그램)했던 날 사고 나서 돌아가셨다. 맨날 받기만 하고 못 해준 게 한이다”라고 했다.

일부가 “소설이 재미없어서 보지 않는 것”, “결제를 할 줄 몰라서 그렇다” 등 지적을 남기자 한 네티즌은 “그런 게 아니라 정말로 잘 읽다가 유료라서 멈춘 거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콕 집어서 ‘다음 회차를 볼 수 있는 100원이 아깝다’가 아니라 그동안 가정을 위해 사소한 것들을 절약한 삶의 흔적”이라며 “(아버지는) 자연스럽게 중요하지 않은 ‘내 취미’에 돈을 쓴다는 것 자체에 거부감을 느끼신 거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