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집에서 실수로 자신의 겉옷을 가져갔다는 이유로 다른 손님을 때려 숨지게 한 50대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광주지법 제13형사부(심재현 부장판사)는 상해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51)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고 17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18년 10월 19일 오후 10시 10분쯤 광주의 한 술집 앞 도로에서 옆자리 손님 B(56)씨를 주먹으로 때려 크게 다치게 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사건 당시 A씨는 술집에서 자신의 겉옷을 가지고 간 B씨와 실랑이를 벌이다 B씨의 얼굴에 주먹을 한 차례 휘둘렀다. 얼굴을 맞은 B씨는 이 충격으로 뒤로 넘어지면서 철문과 바닥에 머리를 부딪친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외상성 경막상 출혈·대뇌 타박상과 인지장애 등으로 2년 동안 치료를 받다 지난해 9월 숨졌다.
당시 B씨는 만취 상태였으며, 옆 탁자에 있던 A씨의 겉옷을 자신의 것으로 착각해 집어 들고 나갔던 것으로 파악됐다. A씨의 일행이 이를 보고 A씨에게 알렸고, A씨는 B씨를 따라 나가 ‘사과를 하지 않는다’며 폭력을 행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A씨는 B씨가 만취 상태임을 알고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데, 고목처럼 반듯하게 쓰러질 정도로 강한 유형력을 행사했다. 술집 앞은 바닥이 아스팔트로 사람이 넘어질 경우 충격을 완화해줄 수 없던 곳이다. A씨는 의식을 잃은 B씨에게 구호 조치를 하지 않고 일행들과 현장을 떠났다. 자신의 폭행으로 B씨가 머리 손상을 입을 수 있다는 점을 예견할 수 있었다. A씨 행위는 B씨의 사망과 인과관계가 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A씨는 순간의 감정을 이기지 못하고 폭력을 행사, B씨의 사망이라는 중대한 결과를 초래했다. 구호 조치 없이 현장을 떠나 무책임한 태도를 보였다. 유가족에게 진심으로 용서·사과를 구하지 않고 범행을 부인했다. 생명 침해 행위는 엄벌할 필요성이 있다. 다만, 신고 출동 경찰관이 B씨에게 병원 이송을 권유했으나 적시에 치료받지 못한 점 등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B씨의 얼굴을 때려 숨지게 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목격자들의 증언 내용과 ‘외력에 의한 충격으로 뇌출혈이 생겼고, 잦은 출혈로 3차례 수술을 했다’는 B씨 담당 주치의의 진술 등을 종합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A씨가 팔을 휘두르며 달려들면서 B씨의 머리 부근을 때리는 것을 봤다’는 목격자들의 진술은 술집 직원, B씨 일행의 진술과 일치한다. 반면, 술자리를 함께한 A씨의 일행들은 상호 간에 엇갈리는 진술을 하는 등 서로 말을 맞춘 것으로 의심된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