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위생 논란이 불거진 지난달 30일 올라온 던킨도너츠 아르바이트 경험담. /온라인 커뮤니티

던킨도너츠 제품 생산 공장의 위생 상태 불량 보도가 나오자 아르바이트생들이 “불시에 찾아와 매장 위생 점검을 그렇게 꼼꼼하게 해놓고, 어이가 없다”는 취지의 반응을 내놨다. 던킨도너츠 측은 문제를 제기한 영상이 조작됐을 수 있다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상태다.

지난달 29일 경기도 안양에 있는 던킨의 생산 공장의 위생 문제를 보여주는 영상이 KBS에 의해 공개됐다. 영상에는 도넛 제조시설 환기 장치에 기름때가 끼어있고, 정체를 알 수 없는 방울이 맺혀 있는 모습이 담겼다. 시럽을 담은 그릇 안쪽에서는 검은 물질이 묻어져 나왔다.

이를 두고 던킨에서 아르바이트했다는 A씨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위생점검 불시에 찾아와서 뒤집어놓듯 매장 털어서 검사하고, 알바생 모자 뒤에 찍찍이가 좀 더럽다는 등 어이없는 걸로 점수 깎는다”며 “그만큼 빡세게 점검하고 계산대에도 이번 달 위생 점수가 박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5번 이상 위생 점수가 나쁘면 불이익을 주기 때문에 우리 매장 사장님은 격주마다 몇십만 원 들여서 제빙기 청소하고, 냉동고 서리 직접 제거하고, 매시간 온갖 곳 다 닦고 행주 소독액 계속 갈았다”며 “매번 불시에 들이닥쳐서 그렇게 점주들 쪼아대더니 어이가 없다”고 했다. 이어 “본사 공장부터 점검하지, 우리 사장님 좋은 분이라 지금도 연락하는데 마음 아프다”고 덧붙였다.

던킨도너츠 알바생 경험담에 비슷한 일을 겪었다는 글들이 다수 올라왔다. /온라인 커뮤니티

그러자 이와 비슷한 글들이 잇따랐다. 다른 글쓴이들은 “던킨 알바했었는데 가맹점이어도 위생 점검도 자주 나오고 본사에서 관리 빡세게 해서 매장은 진짜 깨끗했다”, “매장은 항상 깔끔했어서 점주 분들이 안타깝다”, “얼마 전에도 왔었는데 구석구석 엄청나게 꼼꼼하게 본다” 등 경험담을 공유했다. 한 네티즌은 “시럽통 비울 때까지 계속 쓰는 줄 알았는데 하루에도 수시로 시럽 나오는 펌프랑 구멍 세척하고, 소독이 일상이라 손이 남아나질 않았다. 청소가 지옥 같았다”며 “애초에 빵 만드는 곳이 더러우면 그게 무슨 소용이냐”며 허탈해했다.

계열사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는 이들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베스킨라빈스 알바였지만 불시에 위생점검 온다고 점주님이 항상 청결에 신경 쓰셨다”, “본사에 위생 담당과 점검 직원 따로 있고 냉동고 고무마킹 사이 때 낀 것까지 보고 가놓고 공장은 왜 저러냐” 등의 말이었다.

KBS 9시뉴스가 9월 30일 보도한 던킨도너츠 공장 CCTV 영상. 던킨도너츠는 이 직원이 유증기 방울을 고의로 반죽에 떨어뜨리려 했다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KBS

던킨을 운영하는 SPC그룹 산하 비알코리아는 지난달 30일 “보도에서 사용된 제보 영상에 대한 조작 의심 정황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비알코리아는 “공장 내 CCTV를 확인한 결과 7월 28일 한 현장 직원이 펜형 소형 카메라를 사용해 몰래 촬영하는 모습을 발견했다”며 “이 직원은 설비 위에 묻어있는 기름을 고의로 반죽 위로 떨어뜨리려고 시도하고 반죽에 잘 떨어지도록 고무 주걱으로 긁어내는 듯한 행동을 보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회사 측은 고소장에서 ‘해당 직원은 민주노총 소속의 조모 노조 지회장’이라고 특정했다. 조 지회장은 회사 측의 주장에 대해 “굳이 대응할 필요가 없고 말이 안 된다”고 했다. 민주노총은 비알코리아의 모회사인 SPC 측과 갈등을 빚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