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부천시에 사는 A(22)씨는 지난 6월 한 데이팅(소개팅) 앱에서 ‘동네 친구를 구한다’는 여성과 연락이 닿았다. 한 달 넘게 연락을 하며 A씨에게 호감을 표하던 여성은 “점심 먹으러 회사 앞으로 오면, 부동산 투자에 대해 알려주겠다”고 했다고 한다. A씨는 그곳에서 연락을 이어 가던 여성과 그의 상사를 만났다. 여성의 상사는 A씨에게 “상가 계약금 4000만원만 내면, 몇 달 안에 분양권을 되팔아 8000만원을 만들 수 있다”며 상가 계약을 부추겼다. 부동산 투자 경험이 없던 A씨는 이를 거절했지만, 소개팅 여성과 상사는 그를 7시간이나 붙잡고 “오빠 계약하라”며 매달렸다고 한다. 결국 그는 저축은행 대출까지 받아 계약금을 냈지만, 곧 여성이 분양대행사 직원인 것을 알게 됐다. A씨는 계약 취소를 요구했지만, 업체는 ‘본인 의지로 한 것’이라며 거부해 현재 소송이 진행 중이다.
이성 간 만남을 주선하는 데이팅 앱을 이용한 사기 피해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온라인에서 이성 친구를 찾는 이들을 상대로 수개월간 신뢰를 쌓은 뒤 사기를 치는 방식이다. 경기도 성남시에 사는 박모(32)씨도 올 초 한 데이팅 앱을 통해 ‘한국에 사는 브루나이 국적자인데 한국 친구를 사귀고 싶다’며 접근한 여성을 만났다. 수개월간 매일 연락을 주고받던 여성은 지난 4월 “외국 가상 화폐 채굴 기업에 돈을 맡기면 하루 1% 이자를 준다”며 박씨를 유혹했다. 100만원을 투자했더니 실제 이자가 정상적으로 지급됐다고 한다. 하지만 박씨가 부모 등으로부터 돈을 빌려 3억원을 투자하자, 이 회사는 결국 사이트를 폐쇄했고 여성도 연락이 끊겼다. 경찰에 신고하고 보니 이미 피해자만 60여 명이었다. 이들 중 상당수는 데이팅 앱에서 만난 여성으로부터 투자 권유를 받았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과거엔 나체 사진을 빌미로 돈을 뜯는 몸캠 피싱이 많았지만, 최근엔 부동산·가상화폐·주식 사기까지 데이팅 앱이 동원되고 있는 만큼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