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신 지 1년이 지난 날이네요. 여전히 기초생활수급자이지만, 1주년을 그냥 넘어갈 수 없어 결식아동에게 후원을 했어요.”

지난 2일 건국대 학생들의 온라인 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에 ‘짜장좌’라는 닉네임을 쓰는 A씨가 올린 이런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아동·청소년 지원 비정부기구(NGO)에 결식아동 후원금 10만원을 보냈다는 인증 사진과 함께였다. A씨의 글에 건국대 학생들은 “짜장좌 꼭 행복해야 해” “내년에 또 와요” 등의 댓글 수백 개를 달았다. 짜장좌는 ‘짜장면’과 ‘본좌(본인이나 누군가를 높여 부르는 호칭)’를 합친 말로, 건국대생들이 2020년 입학생인 A씨를 부르는 별칭이다.

A씨가 건국대에서 ‘짜장좌’란 별칭으로 불리게 된 것은 지난해 9월 1일의 일 때문이다. 그는 ‘에브리타임’ 게시판에 “짜장면 1그릇 기프티콘을 구한다”는 글을 올렸다. 수중에 있던 볼펜 7개, 여드름 패치, 5000원짜리 공책, A4 용지 100장과 프랜차이즈 중식당 짜장면 1그릇 쿠폰을 바꾸자는 제안이었다. 형편이 어려운 A씨가 생일을 앞두고 친구들과 짜장면에 탕수육을 먹기 위해 고육지책으로 올린 글이었다. 이를 본 일부 학생들이 A씨에게 짜장면 2그릇과 편의점 3만원 쿠폰, 커피 기프티콘 등을 보냈다.

이튿날 A씨는 허름한 방 안에서 케이크에 짜장면, 탕수육을 놓고 생일 파티를 하는 사진을 올렸다. A씨는 사진과 함께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기초생활수급자가 됐고, 유치원 때부터 보호받지 못한 환경에서 자라오다 보니 6년 넘게 정신과 치료를 받을 만큼 외로웠다”며 “어제 처음 사람들의 따뜻함을 경험하며 내 편도 정말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썼다. 건국대 학생들은 A씨에게 짜장좌라는 별명을 지어주고 추가로 기프티콘을 선물하거나 각종 장학금 제도를 소개해줬다.

그로부터 1년 가까이 지나 A씨가 동료 학생들의 선행을 결식아동 후원이란 또 다른 선행으로 갚은 사실을 공개한 것이다. A씨는 본지에 “뜻하지 않게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받아 나중에 꼭 보답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며 “작게라도 후원을 하는 것이 맞는다는 생각에 결식아동을 위해 일시적으로 후원을 했는데, 나중에 꼭 정기 후원을 해보고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