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사망한 동생의 휴대전화에서 발견한 남편과의 대화 내용이라며 유족이 공개한 사진. /인스타그램

지난 7월 스스로 목숨을 끊은 여성이 남편의 가스라이팅과 가정 폭력으로 사망했다며 유족이 처벌을 요구했다.

사망한 동생의 언니 A씨는 7일 “가스라이팅 및 가정폭력으로 제 동생을 죽음으로 몰고 간 부사관의 처벌을 요구한다”는 내용의 청와대 국민청원을 올렸다.

A씨에 따르면 수도권 대학병원 간호사로 일하던 동생은 지난해 직업군인 B씨와 부부가 됐다. A씨는 “저희 어머니가 동생의 신혼집 청소를 도와주고 저녁 술자리를 가지던 중 술에 취한 B씨는 갑자기 화를 내며 ‘내 명의 집이니 함께 나가라’며 어머니에게 옷을 던지고, 폭력을 행했다”고 적었다. 어머니가 이에 대응하던 중 B씨에게 손톱으로 인한 상처가 생겼고, 장모를 폭행죄로 고소하겠다며 현금 5000만원을 요구했다는 게 A씨의 말이다. 그는 “자신의 행동은 생각하지 않고 그저 어머니에게 고소하겠다는 협박과 금전적인 보상만을 원하는 사위의 언쟁이 오고 가는 끝에 7월 28일 동생은 유언을 남기고 혼자 쓸쓸하게 세상을 떠났다”고 덧붙였다.

장례식 내내 조문객과 유족이 대화를 나누면 본인의 이야기를 할까 봐 극도로 불안해 하고, 술을 먹고 행패를 부리는 모습에 이상한 생각이 들어 동생의 휴대전화를 본 A씨는 “상상을 초월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고 했다.

B씨는 평소 “모두 네가 잘못한 거다”, “나니까 참고 사는 거야. 복종해. 빌어”, “내일 친구들 만나지 마. 몸 아프다고 말해”, “네 가족은 널 딸이라 생각 안해, 가족은 이제 나뿐이야. 정신 차려” 등의 발언을 자주 했다고 A씨는 전했다. 그러면서 “싸움에 지친 동생은 본인의 잘못이 없어도 사과를 하게 됐고, 본인이 제어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만 동생에게 자유를 허락하며 모든 것을 통제했다”고 했다.

A씨가 소셜미디어에 공개한 두 사람의 카카오톡 대화를 보면 B씨는 아내가 앞치마를 사지 않았다는 이유로 “밥 먹지 말고 시킨 것부터 해. 뭘 잘했다고 밥을 먹어”라고 타박한다. 어떤 앞치마를 샀는지 확인하고는 디자인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진짜 기분 더럽게 하네. 제 맘대로 고른다”며 화를 냈다. 이 밖에도 자신이 추천한 영화에 관해 ‘그닥’이라고 표현했다는 이유로 “네 취향 진짜 유치하다. 제발 생각 좀 하고 말해라. 너는 나에 대한 배려, 이해가 없다. 제발 정신 차려라” 등의 말을 하며 쏘아붙였다.

A씨는 “가족들은 몰랐지만 동생의 친한 친구들이 장례식 후 연락이 와 생전 B씨가 무조건 본인이 맞는다고 우기는 태도, 병적인 집착, 성도착, 우리 가족을 향한 이유 없는 공격, 사소한 일상생활마저 통제당해 동생이 울고 힘들어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B씨와 그의 가족들은 지금도 저희에게 동생이 남긴 유품을 공개하려 하지 않고 자기 집에 남이 들어가는 게 싫다며 전화를 피하고 농락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동생의 억울함을 풀기 위해 B씨가 동생에게 저지른 일을 나누어서 계속 업로드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