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아버지를 살해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40대 아들의 형량을 2심 재판부가 감형했다. 어린 시절부터 가정폭력에 시달리면서도 아버지를 보살폈고, 사건 당일에도 먼저 뺨을 맞고 우발적으로 범행한 점이 고려됐다.

서울고법 형사6-2부(부장판사 정총령 조은래 김용하)는 8일 존속살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모(47)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한 1심을 깨고 징역 8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부친은 과거 술에 취해 아내와 자녀들에게 욕설·구타 등 지속적인 폭력을 행사했고, 피고인은 결혼 후 부친과 함께 살다 배우자와 이혼하는 아픔을 겪었다”며 “어머니 사망 후 부친 집을 방문해 정기적으로 도움을 줬고, 범행 당일 만취 상태에서 어머니 죽음에 부친의 책임이 있다고 생각해 언쟁을 벌이다 부친이 뺨을 때리자 화가 나 우발적으로 범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령의 부친을 상대로 한 범행으로 사망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중대한 결과가 발생했다”면서도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유족들이 김씨를 용서하고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할 때 1심 형량은 일부 무거워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김씨는 지난해 1월 서울 노원구 주택에서 79세 아버지를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두 사람은 함께 술을 마시던 중 언쟁을 벌였고 아버지로부터 뺨을 맞은 김씨가 화를 참지 못하고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범행 직후 “신고해달라”고 이웃에게 소리쳤으며 출동한 경찰관을 범행 현장으로 데려간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