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20개월 된 딸을 학대하다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양씨가 대전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지난달 14일 오후 대전 서구 둔산경찰서를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생후 20개월 된 의붓딸을 성폭행하고 잔혹하게 학대해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남성이 과거 아내의 계좌번호를 이용해 사기행각을 벌이다 실형을 살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출소 후 모녀와 살며 폭행과 추행을 일삼다 결국 살인을 저질렀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숨진 아이의 계부 양모(29)씨는 2017년 사기죄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수감된 뒤 이듬해 7월 출소했다. 출소 직후 그는 문화상품권을 미끼로 2명과 연락한 뒤 20만원을 받고 연락을 끊어버리는 등 또 다시 사기 행각을 벌이기 시작했다.

2019년 5월에는 중고거래 사이트에 음악 청취 이용권 판매 글을 올린 뒤 선입금 명목으로 4만5000원씩 받아 챙겼다. 당시 양씨는 한 달간 30명의 피해자에게서 390만원 상당을 가로챈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 과정에서 임신 중이던 아내 정모(25)씨의 계좌를 여러 차례 이용하기도 했다. 결국 양씨는 그해 8월 법원에서 징역 1년4개월의 실형을 받고 재수감됐다.

형기를 채우고 올해 초 출소한 양씨는 곧바로 정씨를 찾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부터 양씨는 정씨를 수시로 폭행했다고 한다. 한집에 살던 장모가 이같은 사실을 알아채지 못하도록 정씨를 협박하는 등 심리적으로 지배한 정황까지 발견됐다. 또 양씨는 아이 몫으로 나오는 지원비를 마음대로 사용하기도 했다.

그러던 지난 6월 15일 새벽. 양씨는 대전시 대덕구 집에서 아이를 이불로 덮고 주먹과 발로 수십 차례 때려 숨지게 했다. 그는 범행 당시 술에 취해 있었고 폭행은 1시간가량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양씨는 이 과정에서 아이를 성폭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범행 후 아내 정씨와 함께 아이 시신을 아이스박스에 담아 집 안 화장실에 보름 넘도록 숨겨둔 사실도 드러났다. 아이 시신은 지난달 9일 아동학대가 의심된다는 외할머니의 신고를 받고 자택을 수색한 경찰에 의해 발견됐다.

양씨는 경찰 조사에서 “생활고로 스트레스를 받던 중 아이가 자주 울고 밤에 잠을 자지 않아 짜증나 때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자신이 아이의 친부라는 주장도 했으나 유전자(DNA) 검사 결과 거짓인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에는 양씨가 범행 2주 후 손녀와 딸의 근황을 묻는 장모에게 음란 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드러나 또 한 번 논란이 됐다. 양씨는 “어머님이랑 한번 하고 싶다” “하고 나면 공유하겠다” 등의 말로 성관계를 요구했고 그 조건으로 아내와 딸의 상황을 알려주겠다는 취지의 문자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