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많이 죽이지 못한 게 한(恨)이 된다.”

전자발찌를 훼손하고 여성 2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강모(56)씨가 31일 오전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서울동부지법에 출석하던 중 취재진이“피해 여성을 왜 살해했느냐”고 묻자 마이크를 걷어차고 있다. 강씨는 이날“더 많이 못 죽인 게 한이 된다”“보도 똑바로 해”등의 말을 하고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 /오종찬 기자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를 훼손하고 여성 2명을 연쇄 살해한 강모(56)씨는 31일 오전 서울 동부지방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고 나오며 이렇게 말했다. 취재진이 ‘범행을 반성하지 않느냐’고 묻자, “당연히 안 하지, 사회가 X 같은데”라고 했다. 앞서 법원에 출석할 때도 취재진의 마이크를 발로 걷어차는 등 난동을 부렸다. 범행 동기를 묻는 기자에겐 “보도 똑바로 해, XX야”라며 욕설을 퍼부었다.

그는 교도소에서만 23년을 살았다. 보호감호 기간 4년까지 포함하면 인생 절반 동안 수용(收容) 생활을 한 전과 14범이다. 그는 2005년 공범 셋과 함께 두 달여 만에 여성 30여 명을 상대로 강도·절도·강제추행 등 각종 범죄를 저질러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그 이전에도 강력 범죄를 일삼았다. 지난해 법원은 출소를 앞둔 그의 재범(再犯)을 우려해 ‘전자발찌 5년 부착 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지난 5월 출소한 지 석 달 만에 여성 2명을 목 졸라 살해하고, 시신을 실은 차를 몰고 경찰서로 가 자수했다. 그러고도 “더 못 죽인 게 한”이라고 외친 것이다. 그는 이날 구속됐다.

전문가들은 강씨를 반(反)사회적 인물이라고 분석한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강씨는 재사회화가 안 되는 부류에 해당한다”며 “감옥에서 사는 것보다 혼자 살면서 생계를 이어나가야 하는 스트레스를 더 견디기 어려운 타입에 해당하는 반사회적 범죄자”라고 했다. 이건수 백석대 경찰학부 교수도 “강씨는 반성해서 자수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면서 “돈 없고 굶주리니, 편하게 밥 먹고 잘 수 있는 교도소로 돌아가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