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가 18일 ‘초등학생 사이에서 민식이법 놀이가 유행한다’는 내용의 게시글을 부처 홍보 블로그에 올려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게시글이 아동혐오를 조장하고 있다는 비판이 잇따르자, 이날 오후 해당 글을 비공개로 전환하고, 공식 트위터를 통해 공유한 게시글도 삭제 조치했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오전 9시쯤 어린이들이 ‘민식이법’을 악용해 운전자가 피해를 입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는 내용의 글을 블로그에 게시했다. 이후 트위터에 해당 글을 공유하면서 “초등학생 사이에서 민식이법 놀이가 유행?! 위험한 장난은 이제 그만! 어린이 보호구역 주의사항을 알려드립니다”라고 썼다. 또 ‘국토교통부’. ‘어린이보호구역’, ‘스쿨존’, ‘민식이법’, ‘민식이법놀이’, ‘어린이기자’ 등의 해시태그도 덧붙였다.
‘민식이법’은 어린이보호구역 안전을 강화하는 도로교통법 개정안으로, 지난해 3월25일부터 시행됐다. 이는 2019년 9월 충남 아산의 한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다 교통사고로 사망한 김민식(당시 9세)군의 이름을 따 만들어졌다. 시행 전부터 이 법을 둘러싸고 논란이 이어져 온 바 있다. 일부 운전자들이 어린이 보호구역 내에서 오히려 운전자가 위협을 당할 수 있어 악용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피해자에 대한 2차가해’, ‘아동혐오’라는 비판도 나왔다.
문제가 된 게시물은 국토교통부 어린이기자단이 쓴 것으로, 해당 글을 작성한 어린이는 해외 국제학교에 재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글에는 “민식이법에 대해 잘못 인지한 일부에서 이 법을 악용한 사례가 발생했다. 초등학생들이 민식이법을 악용해 주행 중인 차량에 고의로 뛰어들거나 차량 뒤를 바짝 뒤쫓아 가는 등의 행위가 포착됐다”, “실제로 저도 학교 앞에서 무단횡단을 하거나 도로 밖으로 갑자기 뛰쳐나가는 학생들의 모습을 많이 목격했다” 등의 내용이 담겼다.
해당 글이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와 각종 온라인커뮤니티를 통해 공유되면서 “정부부처가 나서서 아동혐오를 조장한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한 네티즌은 “민식이법 시행 이후 현재 시점까지 집계된 ‘민식이법 놀이’로 인한 사건사고가 몇 건인가. 커뮤니티발 ‘카더라’ 말고 국토교통부나 행정안전부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파악한 사건 개요를 공개하길 바란다”며 공식 해명을 요구했다.
또 다른 네티즌도 “어린이기자 학교 이름을 보니 한국에서 학교를 다니는 학생이 아닌 듯하다. 뉴스 기사나 인터넷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한 것 같은데 사실과 다른 부분은 어른들이 검수를 해서 내야지 부처 공식입장이 아니라고 하면 끝인가”라고 비판했다.
그는 “애들이 무슨 법이 통과되고 돈이 얼마고 다 계산해서 악의적으로 하는 게 아니고 애들은 원래 그렇다. 위험성에 대한 경각심이 떨어지기 때문”이라며 “어떻게 운전자가 어린이보다 약자라고 목청을 높일 수 있나”라고 했다.
이 밖에도 네티즌들은 “애들이 왜 애들인지를 모르는 것 같다. 아동혐오가 심하다”, “정부부처가 경각심이 떨어진다”, “약자를 가해자로 만든다” 등 비판을 이어갔다. 논란이 확산하자 국토교통부는 이날 오후 1시쯤 해당 글을 삭제했다. 트위터 등을 통한 공식입장은 아직 발표하지 않은 상황이다.
한편 정부 부처의 ‘민식이법 놀이’ 관련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행정안전부는 앞서 지난달 28일 ‘최근 어린이들 사이에서 스쿨존 내 운전자 위협행위 등의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는 내용의 만화를 소셜미디어에 게시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