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개 떼/조선일보 DB

전남 완도군이 그동안 유기견을 포획하지 않고 현장에서 사살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현행법상 개는 들개라고 하더라도 모두 유기유실동물에 해당된다. 법률적으로 총으로 사살할 수 있는 동물이 아니다.

동물단체 비글구조네트워크(이하 비구협)가 12일 ‘유기견을 총으로 사살하는 완도군’이라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비구협은 “완도군은 2019년 동물보호소 폐사(자연사)율이 95%에 이르는 전국 최악의 보호소 중 하나다. 완도군 동물보호소 위탁자(보호소 소장)는 전직 멧돼지 사냥꾼이었으며 8년간 완도군 동물보호소를 위탁받아 운영해왔다”라며 “올해 보호소 입소 개체수가 현저히 줄어 그 원인 확인을 위한 조사 중에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개체수가 줄어든 이유를 묻자 이 전직 사냥꾼 위탁자는 큰 개들은 포획이 어려워서 한 달 평균 10마리 정도를 총으로 사살해왔다고 털어놨다”라고 했다.

비구협은 “그렇게 사살된 유기견들은 유기동물 포획 숫자에 포함시키지 않은 탓에 완도군의 유기동물 숫자가 줄어들었음을 확인했다. 이는 명백히 행정적 조작”이라며 “완도군청의 입장이 더 웃기다. 총기로 사살하는 이유가 들개 때문인데 ‘포획업자가 출동하면 포획틀로 잡기 어려워서 기름비도 안 빠진다’, ‘개인적으로 그분들한테 죄송하다’, ‘예산이 부족한 탓에 결국 총기 사살은 어쩔 수 없다’라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비구협은 “설사 들개라 하더라도 ‘개’는 현행법상 유해야생동물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 ‘개’는 법률적으로 총포 등으로 사살할 수 있는 유해야생동물이 아니다”라며 “이는 명백히 정당한 사유 없이 죽음에 이르게 한 동물학대이며 철저한 조사 후 관계자들을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고발조치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어 “또한 유기견 사살에 이용된 총포화약법에 따른 총기류의 보관 및 보관해제 과정을 면밀히 들여다볼 예정”이라며 “여러분의 민원액션이 필요하다. 완도군청은 현재 위탁업자와의 계약을 해지하고 전국 최고의 폐사율을 자랑하는 열악한 보호소를 개선해야 한다”라고 했다.

비구협이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완도군 동물보호소 소장은 “나는 멧돼지를 사냥하는 사람이라 직접 총으로 쐈다. 119하고 같이 경찰의 입회 아래 총으로 쐈다. 이것은 사실 위법, 불법이지만 경찰도 총을 주고 쏘라고 했다”라고 했다. 위법 사항임을 알면서도 경찰이 이를 도왔다는 것이다.

비구협 현장 조사 당시 완도군 보호소 안에서는 목이 잘린 강아지 사체도 발견됐다. 비구협 측은 “좁은 보호소 안에 많은 개체를 수용하다가 벌어진 사고 같다”고 추정했다.

비구협에 따르면 완도군 동물보호소는 폐사(자연사)율이 2019년 95%, 2020년 75%에 이르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