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후 서울 종로의 한 골목에 윤 전 총장 아내를 비방하는 내용의 벽화가 그려져 있다. /최훈민 기자

서울 종로구 옛 우미관 터 건물 외벽에 윤석열 전 검찰총장 아내 김건희씨를 비방하는 내용의 벽화가 등장했다.

28일 서울 종로구 관철동 종로12길의 한 건물 옆면에는 가로 약 15m 세로 2.5m 길이의 벽화가 그려져 있었다. 연결된 철판 6장 위에 각각 그려진 총 6점이다.

28일 오후 서울 종로의 한 골목에 윤 전 총장 아내를 비방하는 내용의 벽화가 그려져 있다. /최훈민 기자

건물 입구 바로 옆의 첫 벽화에는 ‘쥴리의 남자들'이란 문구와 함께 ’2000 아무개 의사, 2005 조 회장, 2006 아무개 평검사, 2006 양검사, 2007 BM 대표, 2008 김 아나운서, 2009 윤서방 검사’라고 적혔다. 두 번째 벽화에는 한 여성의 얼굴 그림과 함께 ‘쥴리의 꿈! 영부인의 꿈!’이란 글이 적혔다.

쥴리는 친문 성향 유튜브 채널 ‘열린공감TV’가 김건희씨 관련 음모론과 함께 퍼뜨린 김씨의 멸칭(蔑稱)이다. 벽화에 나열된 이름들도 윤 전 총장을 비방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시중 문건들에서 ‘김씨 연관 남성’으로 등장하는 이름들이다.

이 벽화는 지난달 이 건물에 새로 입주한 ‘홍길동 중고서점' 대표의 의뢰로 제작됐다고 한다. 서점 관계자는 “2주 전쯤 대표가 의뢰해 벽화가 들어서게 됐다”며 “우미관 인근 골목이 어둡고 우중충해 대표가 조명 설치와 함께 벽화를 그린 것 같다”고 했다.

종로에서 임대료가 높기로 이름난 관철동에 중고서점이 들어설 수 있었던 건 중고서점 운영자가 바로 건물주이기 때문이다. 건물주 A(58) 씨는 2000년 우미관 터 456.2㎡(약 138평) 대지와 지하 1층 지상 6층 규모의 건물을 약 40억 원 가량에 매입했다고 한다. A씨는 광주광역시 상무지구에 호텔을 가지고 있으며, 현재 광주광역시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씨를 아는 한 지인은 “A씨는 연극계에서 영향력이 큰 문화투자자”라며 “광주 호텔에도 연극전용극장을 열었다”고 말했다.

조선닷컴은 서점 관계자를 통해 A씨에 대한 인터뷰를 요청했으나, A씨는 거절했다.

친문 네티즌들은 벽화에 열광하고 있다. 김어준씨가 운영하는 딴지일보 게시판에 28일 이 벽화를 소개하는 글이 올라오자, “돈쭐내주러 가자(돈 벌게 해주러 가자)” “용자(용감한 사람)” “존경한다” “성지순례 갈 거다” 등의 댓글이 줄줄이 달렸다.

한편 윤석열 전 총장 캠프는 최근 김건희 씨를 향해 제기되고 있는 무차별한 음모론에 대해 강경대응 할 방침이라고 27일 밝힌 바 있다. 윤 전 총장 캠프 관계자는 “벽화를 포함 있을 수 없는 일이 계속 벌어지고 있어 법적 대응 여부를 내부에서 검토 중”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