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중학생을 살해하고 도주한 혐의를 받는 A씨가 21일 오후 구속 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제주동부경찰서에서 제주지법으로 이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제주에서 과거 동거녀의 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피의자가 유치장에서 자해를 시도했다. 이에 제주동부경찰서 지휘부가 소속 경찰들을 유치장에 입감 시켜 피의자를 감시하게 해 논란이 일고 있다.

24일 경찰직협민주협의회(이하 경민협)는 경찰 내부 통신망인 폴넷에 ‘유치장에 던져버린 경찰서장의 이상한 동료애’란 제목의 입장문을 올렸다.

경민협은 “살인범은 편안히 잠을 자고 경찰은 옆에서 지켜보는 해괴한 장면이 연출됐다”며 “유치장 안에 던져진 우리 동료의 울분과 비참함을 감히 상상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특히 이번 사건은 평소 지휘관과 참모들이 동료들을 대하는 방식과 인식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면서 “경찰청은 제주동부서의 조치가 적절했는지 살펴 과오가 발견되면 문책하라. 또 실정법 위반 시에는 형사 고발도 해야 한다”고 했다.

논란이 일자 제주동부서는 유치장 내부가 아닌 외부에 경찰을 배치해 피의자를 감시하고 있다.

제주경찰청 등에 따르면 22일 오후 1시 36분께 피의자 A(46)씨가 유치장 벽에 머리를 여러 차례 박는 등 자해를 시도했다.

A씨는 119구급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봉합 치료를 받고 다시 유치장에 수감된 상태다.

A씨는 지난 18일 제주시 조천읍의 한 주택에 침입해 이 집에 사는 B(16)군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A씨가 과거 사실혼 관계였던 B군 어머니와 관계가 틀어지자 앙심을 품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