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심준용 일병 사이버 추모관.

DMZ에서 수색 작전 도중 열사병으로 쓰러져 순직한 병사의 어머니가 “아들의 사인은 열사병이 아니라 무관심이었다”며 재발방지를 촉구하는 글을 남겼다.

24일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는 육군 22사단 소속 의무병 심준용 상병(순직후 일병서 상병으로 추서)의 어머니 편지를 공개했다.

어머니는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지 1주일밖에 안됐고, GP에 도착한 지 24시간도 지나지 않았고, 수색훈련 경험도 없는 일반 의무병인 아들이 완전군장에다 앞에는 아이스패드가 든 박스를 메고 경사 37~42도의 가파른 산길을 내려가다 12시30분쯤 쓰러졌다”며 “전우들이 아이를 업고 받치고 아이스패드를 대어가며 오후 2시55분 GP까지 간신히 도착했다. 이후 강릉 국군병원을 거쳐 강릉 아산병원에 도착했을 때는 오후 4시15분이나 됐다”고 했다.

어머니는 “훈련소에서 행군해 본 것이 다였을 아이를 최소한의 훈련도 없이, 헬기로 구조도 안 되는 지형으로 작전에 투입했다”며 “왜 이런 상황을 예견하지 못했나”라고 했다.

이어 “정말 내 아이의 사인이 열사병인걸까. 의식을 잃은 상태로 제대로 된 구호조치 없이 4시간이 흘렀을 때 제 아이와 다른 결과가 나올까”라며 “제 아이의 사인은 열사병이 아니라 무관심이다. 엄마가 장관이었거나, 아빠가 국회의원이나 별을 단 장성이었다고 해도 같은 결과가 나왔을까”라고 했다.

어머니는 “만20살의 아이가, 그 건장하던 아이가 한 줌 가루가 돼 조그만 함에 담겨있는 것을 볼 때마다 기가 막혀 눈물밖에 나지 않는다”며 “이런 억울하고 안타까움 죽음은 우리 준용이가 마지막이어야 한다”고 했다.

강원도 고성군 22사단 의무병이었던 고인은 지난 1일 DMZ 작전 중 쓰러져 8일 오후 사망했다. 군은 작전 중 순직한 고인을 상병으로 1계급 추서하고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