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 정비 사업은 (경기도와 남양주 중) 누구 업적인가.”(김두관)
“(누가 먼저 한 게) 뭐가 중요하냐. 거기서 먼저 한 것 맞는다.”(이재명)
지난 3일 민주당 대선 예비 후보 토론회에서 김두관 후보와 이재명 경기지사가 설전(舌戰)을 벌였다. ‘전국 최초로 하천과 계곡 불법 시설을 정비했다’는 경기도 홍보에 대해, 김 후보가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하자 이 지사가 발끈한 것이다. 이 지사는 대선 출마 선언문에서 ‘불가능해 보이던 계곡 불법 시설을 정비한 것’을 언급하며 자신의 주된 성과로 소개해왔다. 그러자 조광한 남양주시장이 5일 “남양주의 성과를 이 지사가 은근슬쩍 가로챘다”고 반박했다. 남의 정책을 몰래 뺏어 자기 치적처럼 홍보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4년 동안 경기도 25시·군은 하천·계곡 234곳에서 1601업소의 불법 시설물 1만1727곳을 적발해 1만1688곳을 철거했다. 적잖은 식당이 경치 좋은 곳에 평상을 불법 설치하고 자릿세 명목으로 음식값을 비싸게 받아왔는데, 이를 단속한 것이다.
조 시장은 취임 직후인 2018년 청학천 계곡 등을 살펴보고 불법 시설 철거에 나섰다. 경기도는 이듬해 여름부터 같은 사업을 추진했다. ‘원조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지난해 10월 경기 북부 지역 기자 간담회에서 ‘누가 먼저 추진한 것’이냐는 질문이 나왔다. 이 지사는 “(2018년) 취임 후 아내와 가평 연인산에 갔을 때 생각한 정책”이라며 “정책에 저작권이 있느냐”고 말했다. 비슷한 사업을 추진한 기초와 광역 지자체가 “내가 원조”라며 다툼을 벌이는 셈이다.
이 지사와 조 시장은 같은 민주당 소속 단체장이지만, 오래전부터 불편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11월 조 시장은 “경기도가 (남양주시에) 보복성 감사를 한다”며 피켓 시위를 벌였다. 경기도는 지난해 남양주시에 대해 총 11차례 크고 작은 감사를 벌였다. 이 지사는 “불법 행정과 부정부패 청산에는 여야나 내 편 네 편이 있을 수 없다”며 남양주시를 강하게 비판했다. 경기도와 남양주시는 맞고발한 상태다.
갈등이 계속되는 가운데, 코로나 사태가 확산하던 지난해 4월에는 경기도가 특별조정교부금 지급 대상에서 남양주시를 제외했다. ‘도 정책에 동조하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약 70억원을 받지 못하게 된 남양주시는 “경기도의 월권 행위”라며 헌법재판소에 권한 쟁의 심판을 청구했고, 지난 4월 첫 공개 변론이 열리기도 했다.
일각에선 이렇게 이어지는 충돌을 놓고 두 사람의 서로 다른 정치적 배경을 이유로 들기도 한다. 조 시장은 김대중 정부 청와대 행정관, 노무현 정부 청와대 비서관 등을 지내 온 친문(親文) 정치인으로 분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