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코로나 감염 우려가 커진다”며 시내 11개 한강공원 일대를 금주(禁酒) 구역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12일 밝혔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취임 직후 “일률적 틀어막기 식의 거리 두기는 지속 가능하기 어렵다”고 한 것과 상반된 조치라는 지적과, 공공장소 음주로 인한 폐해가 커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박유미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이날 코로나 정례 브리핑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감소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밖으로 나오는 분들이 많아지면서 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금주 구역 지정과 관련해 범위, 시간대 등을 관련 부서와 검토하는 중”이라고 했다.
시가 금주 구역 논의를 하기 시작한 배경은 작년 12월 개정된 국민건강증진법 때문이다. 지방자치단체가 지정한 금주 구역에서 술을 마시다 적발되면 최대 1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내용으로, 6월 30일부터 시행된다. 시는 한강공원 11곳 중 일부에서 금주 구역 시범 사업을 하거나, 야간에만 음주를 금지하는 방안 등을 폭넓게 논의하기로 했다. 시민 토론회 등을 통해 의견도 들을 계획이다. 조례를 개정해야 해 시의회와의 논의도 필요하다.
시민들 사이에서는 의견이 갈리고 있다. 최근 한강공원에서 술을 마신 20대 의대생이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을 계기로 금주 구역 지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많이 나오고 있다. 해외에서도 공공 장소 음주를 금지하는 곳이 많다는 점도 근거다. 예를 들어 미국의 경우 워싱턴 DC 에서는 공원이나 동네 골목, 보도 등에서 음주를 하면 벌금이나 60일 이하 구금할 수 있게 한다. 그 밖에 10여개 주에서도 공공장소에서의 음주를 전면 금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발도 크다. 시가 금주 구역 지정 배경으로 ‘코로나 우려’를 언급한 것과 관련해 코로나 장기화로 시민들 피로감이 커진 상태에서 과도한 제한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오세훈 시장이 취임 직후 ‘서울형 거리 두기’ 도입을 외치며 시민들에게 방역만 강조해 온 정부 대처를 지적한 것과 상반된 조치라는 것이다. 경찰이나 공무원이 단속이나 계도를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금주 구역 지정으로 쉽게 해결하려 한다는 비판도 있다. 시 관계자는 “요즘같이 답답한 시기에 ‘한강 치맥(치킨+맥주)’같이 시민들이 소소하게 즐기는 문화가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면서 “여러 우려를 반영해서 신중히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