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보건소 등 시에서 운영하는 의료기관에서 일할 의사를 모집하는 데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달 채용을 앞두고 연봉을 진료 과목·경력에 따라 연 600만~5500만원씩, 최대 40%까지 올렸는데 응시자가 한 명도 없는 분야가 태반이었다.

서울시는 지난달 12일부터 28일까지 시 의료기관에서 일할 의사를 모집했다. 11분야에서 총 26명을 모집했는데 응시자가 34명에 불과했다. 서북병원 감염내과 의사의 경우 2017년부터 이번까지 열다섯 번째 채용 공고를 냈는데 여전히 지원자가 없었다. 소방재난본부 서울종합방재센터 응급의학과 의사, 서북병원 재활의학과·당직의, 어린이병원·은평병원·영등포 보건소의 정신과 의사를 뽑는 자리에도 응시자가 없었다. 어린이병원 영상의학과, 영등포·동작구보건소 일반의도 모두 한 명씩 뽑겠다고 했지만 아무도 지원하지 않았다.

지원자 34명 중 24명은 한의사 1명을 뽑는 자리에만 몰렸다고 한다. 한의사 분야를 빼면 10분야 25명을 뽑는 데 지원자가 10명에 불과했던 셈이다.

이번 채용을 앞두고 오세훈 서울시장은 취임 직후인 지난달 9일 “아낄 게 따로 있지, 시민 건강을 책임지는 의료 인력이 미달인 게 말이 되냐”고 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전문의인 정신의학과나 재활의학과의 경우 연봉을 9000만원에서 1억1400만~1억3300만원으로 올렸고, 일반의 연봉은 7700만~8200만원으로 인상했다.

그런데도 이런 미달 사태가 난 것은 지원자들이 힘든 업무를 기피하는 데다 시 의료기관은 민간에 비해 월급이 적다고 인식하기 때문이란 지적이 나온다. 실제 시립 병원은 특성상 취약 계층 환자가 찾아오는 일이 많다. 예를 들어 은평병원 정신과의 경우 노숙인 등 알코올성 정신질환자가 많고, 서북병원은 결핵 전문병원이다 보니 환자 치료가 까다롭다고 한다. 시는 12일부터 재공고를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