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법원 온라인 가족관계 열람·발급 사이트에서 본인 확인 과정을 거쳐 접속했는데 이름과 생일이 같은 다른 사람의 개인정보가 노출되는 일이 벌어졌다. 다른 사람의 주민등록번호와 출생지, 혼인 이력도 볼 수 있어 자칫 범죄에 악용될 수도 있는 허점을 드러냈다는 지적이다.
10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A씨는 최근 자신의 제적부 초본을 떼려고 법원행정처가 운영하는 법원 전자가족관계등록시스템 홈페이지에 접속했다. 증명서 발급 제적부 항목에서 이름을 입력하고 공인인증서로 확인 과정까지 거쳤다는 A씨는 모니터 화면에 뜬 내용을 보고 깜짝 놀랐다. 자신의 정보가 아닌 전혀 모르는 동명이인의 신상 정보가 고스란히 올라왔기 때문이다.
A씨는 “처음 보는 이름이 배우자로 돼 있어 황당하고 놀랐다”고 말했다. 제적초본에는 본적, 부모 등 전 호주 이름, 성별, 주민등록번호, 출생지가 모두 담긴다. 기혼자일 경우 배우자 이름, 혼인신고일까지 확인할 수 있다. A씨는 “확인해보니 서류상 당사자가 자신과 생일이 똑같은 동명이인이었다”고 전했다.
A씨는 “반대로 누가 내 정보도 볼 수 있는 것 아니냐”며 “이렇게 시스템이 허술하다면 정보 보호 차원에서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법원행정처는 정보 추출 상 오류가 생긴 것으로 보고 있다. 법원행정처에 따르면 해당 사이트를 이용하려면 본인의 이름, 주민번호, 호주 또는 본적지, 생년월일 등 4가지 정보를 입력해야 한다. 다만 주민등록번호가 없는 재외국민을 위해 이름, 호주 또는 본적지, 생년월일을 입력하면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을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내국인인 A씨가 자신의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하는 창이 아닌, 재외국민을 위해 마련한 식별부호 창에다 본인의 생년월일을 적어 접속한 것으로 확인돼 시스템 정보처리 과정에서 이 같은 일이 나온 예외적 사례'라는 게 법원행정처의 해명이다. 이번에 타인의 제적부 정보를 보게 된 A씨의 경우 자신의 주민등록상 생년월일과 제적부상 생년월일이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법원 전자시스템상 이름, 호주이름, 생년월일이 같지만 동명이인의 경우는 원칙적으로 제적부의 온라인 열람 및 발급이 안되도록 설정돼 있다는 게 법원행정처의 설명이다. 이런 경우 제적부를 발급받으려면 발급 관청에 작접 찾아가 본인 신분을 확인한 뒤 증명서를 발급받도록 하고 있다.
법원행정처 관계자는 “A씨가 주민등록번호를 내국인용 창에 입력했다면 이같은 일은 없었을 것”이라며 “시스템상 보다 정밀하게 개인정보를 구분해 이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