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구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이 지난달 30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기자실에서 '부동산 투기' 정부 합동특별수사본부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공직자 부동산 투기 의혹을 수사하는 정부합동 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5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A씨와 그 지인 등 2명에 대해 지난 2일 구속 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투기 의심을 받는 LH전북본부 직원에 대해서도 이날 구속 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앞서 경찰이 7호선 역사 예정지 땅을 미리 사들인 경기도 포천시 공무원을 구속하고, 경기도청 공무원에 구속영장을 신청한 데 이어 구속 수사 대상은 총 5명이 됐다.

이날 경찰에 따르면, A씨가 토지를 매입한 시기는 광명·시흥지구가 2015년 보금자리주택지구에서 해제되고, LH가 이 곳을 일반산업단지로 조성하기 위해 계획을 수립하던 시점이었다. A씨는 당시 LH의 토지 개발 관련 부서에 근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민주사회를 위반 민변과 참여연대가 의혹을 제기한 인물 가운데 핵심이었던 LH 현직 직원 ‘강사장’보다 앞서서 A씨가 지인들에게 개발 정보를 미리 흘리는 일종의 ‘투기 허브'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2017년 3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A씨와 관련된 인물들이 개별·공동으로 취득한 광명시 지역 토지는 모두 36명, 22필지에 달한다. 경찰은 A씨가 직무 관련 정보를 투기에 이용한 증거를 확보해 A씨에 대한 구속 영장을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경기도 용인시 반도체클러스터 예정지에 땅을 사들인 전(前) 경기도청 공무원 김모(52)씨에 대해서도 구속 영장을 신청한 상태다. 김씨는 경기도 투자진흥과 팀장으로 재직 중이던 2018년 10월 아내 회사 명의로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독성리 4필지 1500여㎡를 5억원에 사들였다. 이 땅은 반도체클러스터 개발 계획이 확정된 뒤 시세가 25억원 이상으로 올랐다. 경찰은 지난 2일 김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에 따라 영장을 수정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 외에도 LH전북본부 직원에 대해서도 이날 구속영장·몰수보전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찰이 LH직원, 경기도청 공무원 등 일반인들의 투기 혐의에 대해서 일부 혐의를 포착한 것에 비해, 국회의원 10명 등 고위공직자에 대한 수사는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경찰은 현재 투기 혐의로 고발된 국회의원과 가족 등 10명 중 7명에 대해 고발인 조사를 마쳤고, 본인 소환 조사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경찰 고위 관계자는 “고발인 조사는 일정을 맞출 필요가 있어 시간이 걸리는데다, 아직 국회의원 투기 혐의는 수사 초기 단계라 본인 소환에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