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의왕시에 사는 유모(29)씨는 지난 2월 중고 거래 앱에서 40만원을 주고 중고 전동 킥보드를 구매했다. ’60만원짜리 새 제품을 사서 석 달 동안 100km 정도 탔다'는 판매 글에, 유씨는 직접 판매자를 만나 킥보드의 외관과 100㎞가 찍힌 계기판 등을 확인하고 거래했다. 하지만 구입한 지 한 달도 안 돼, 킥보드를 충전한 지 30분쯤 지나면 배터리가 방전되는 현상이 발생했다. 수리 업체에 가져가자 “이미 2년 지난 제품으로, 배터리나 외관 등 상태를 봤을 때 절대 100㎞를 탄 킥보드일 수 없다”며 “중고 거래할 때 주행 기록을 속여서 파는 경우가 많은데 거기에 당한 것 같다”고 했다. 화가 난 유씨가 판매자에게 전화하자 ‘없는 번호’라는 안내만 흘러 나왔다. 결국 유씨는 배터리 교체 비용으로 50만원을 지불했다.

전동 킥보드가 개인용 이동 수단이나 취미 생활로 각광받으며 개인 간 중고 거래도 활발해지고 있다. 실제로 중고 거래 사이트에 ‘킥보드’로 검색하자 31일 하루에 등록된 판매글만 100건에 달했다. 하지만 킥보드는 주행거리 조작이 쉽고, 배터리 잔여 수명도 정확히 확인하기 어려워 구형 제품을 새 제품처럼 판매하는 사기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 킥보드 업체 관계자는 “킥보드는 제품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계기판을 교체하거나 초기화하면 누적 주행거리도 초기화되기 때문에 손쉽게 기록을 바꿀 수 있다”며 “중고차는 계기판을 조작해도 내부 저장 장치에 주행 기록이 남거나, 보험사 기록 등을 통해 확인이 가능한데 킥보드는 그런 장치도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심지어 길거리에 배치된 공유형 전동 킥보드를 판매하는 사기까지 발생하고 있다. 최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30만원을 주고 중고 킥보드를 샀는데 갑자기 전원이 들어오지 않아서 알아보니, 판매자가 공유 킥보드를 잠깐 빌려서 팔아놓고 반납 처리한 것'이라는 피해담이 올라오기도 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킥보드 중고 거래 시 판매자에게 최초 구매 영수증을 요구하거나 1~2일 제품을 사용해보고 거래를 하는 등 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