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12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과 경제민주주의21 등 시민단체가 부동산 투기 문제를 ‘검찰에서 직접 수사해달라'고 요청했다. 현재 정부 주도의 조사가 부실한만큼 제대로 된 전문 수사기관의 신속한 수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경실련은 12일 낸 입장문에서 “투기를 부르는 신도시정책, 개발정책 수립과 집행기관 직원들의 투기를 근원적으로 해결하지 않으면서 보궐선거를 앞두고 졸속으로 처리한다면 국민들의 강력한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며 이같이 요구했다.

이어 “정부는 투기 조사지역과 조사대상, 조사주체 등 조사방법을 전면 개선하라”며 “정부의 여러 관련 부처들이 꾸린 합동조사단은 외형상으로 그럴 듯 하지만 공직자들의 개인정보까지 조사․수사․자금추적을 신속하게 처리해야 하는 사안의 특성상 전문 수사기관인 검찰이 주도하고 경찰이 함께 참여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했다.

단체는 투기 조사지역과 대상을 확대할 것을 요구했다. “3기 신도시로 협소하게 규정하지 말고 2기와 3기 신도시 및 수도권의 모든 신도시, 공공택지, 산업단지, 그린벨트 등으로 확대하고, 최근 10년간 거래를 전수 조사해야한다”는 것이다. 이어 “조사 대상도 국토부와 LH로 한정할 것이 아니라 선출직 공직자(국회의원, 지방자치단체장 및 의회 의원), 정부의 국토부 등 개발정책 관련 부처 및 산하 공기업, 지방정부 및 산하 공기업의 직원 및 가족까지 전수조자 해야 한다”며 “투기적 거래가 의심되는 경우에 대해 친인척은 물론 지인들까지 자금추적을 통해 차명거래까지 밝혀야 한다”고 했다.

경실련은 또한 국토교통부 수장이자 LH 직원들의 신도시 땅 투기 당시 사장으로 재직했던 변창흠 국토부 장관에 대해 “LH 직원들의 땅 투기를 감싸주고, 이 사건의 심각성조차 인지하지 못하는 등 국무위원으로서의 자격을 스스로 버렸다”며 국민들의 신뢰를 위해 변 장관을 경질할 것을 요구했다.

이외에도 경실련은 ▲3기 신도시 개발 중단 ▲공직자가 직무상 권한을 남용해 자신이나 가족의 인·허가, 계약, 채용 등에서 사적 이익을 취하지 못하도록 하는 이해충돌방지법 제정 ▲비농민이 농지를 소유할 수 없도록 농지법 개정 ▲5급 이상 공무원 및 중앙부처, 지방정부와 산하 공기업 직원 중 토지·주택 개발정책 관계자 전원의 재산공개를 요구했다.

한편 이날 참여연대 출신 김경률 회계사가 이끄는 시민단체 경제민주주의21은 더불어민주당 양향자·김경만·양이원영 의원과 LH 본·지점의 각 임원이 공무상 비밀누설·직권남용 및 뇌물 등의 혐의가 있는지에 대한 여부를 밝혀 달라고 대검찰청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제민주주의 21은 “사고가 일어날 당시 기관의 수장이었던 인사에게 조사를 맡기는 등 대통령과 국무총리가 말한 주체·방법과 대상은 모두 틀렸다”며 “정부합동조사단이나 국가수사본부에 의한 조사방식은 차명거래뿐만 아니라 특정 부처의 직원 및 가족을 제외하고 혐의를 밝혀낼 재간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금부터라도 제3기 신도시 개발지구와 인근 지역을 포함한 토지의 거래내역을 모집단으로 삼아 논·밭·임야 등 농지를 취득하게 된 경위와 구입자금의 출처 등을 수사해야 할 것”이라며 “이러한 수사 경험과 인력을 갖춘 검찰이 수사에 나설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대 범죄 여부 등을 따지며 시간을 지체한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