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투기 의혹이 확산되는 가운데, LH 직원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차명 투기하면서 정년까지 편하게 다닐 것. 부러우면 이직하든지”라는 글을 올려 공분을 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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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LH 직원으로 추정되는 A씨가 쓴 ‘내부에서는 신경도 안씀’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커뮤니티는 LH 소속 직원임을 인증한 사람만 글을 작성할 수 있다. A씨는 익명 게시판에 글을 올렸으나, 게시글 캡처 화면이 퍼지면서 논란이 됐다.

A씨는 “어차피 한두 달만 지나면 사람들 기억에서 잊혀져서 물 흐르듯 지나갈 것이라고 (LH 직원들) 다들 생각하고 있다. 나도 마찬가지”라며 “털어봐야 차명으로 다 (신도시 부지를 매입) 해놨는데 어떻게 (투기 증거를) 찾겠는가”라고 적었다. A씨는 “(국민들이) 아무리 화낸다고 하더라도 열심히 차명 투기하면서 정년까지 편하게 다닐 것”이라며 “이게 우리 회사만의 혜택이자 복지. 부러우면 우리 회사로 이직하든지”라고 했다. 이어 “공부 못해서 못 와놓고 꼬투리 하나 잡았다고 조리돌림한다”고 했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할말을 잃었다” “심각하다”는 반응을 내놨다. “KBS 시즌2인가”라는 반응도 있었다. 앞서 KBS 수신료 인상안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자, KBS 직원으로 추정되는 사람은 지난달 온라인 커뮤니티에 ‘밖에서 KBS 욕하지 말고 능력되면 입사하라’고 글을 올렸다가 KBS가 공식 사과한 바 있다.

KBS 수신료 인상안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자, KBS 직원으로 추정되는 사람은 지난달 온라인 커뮤니티에 ‘밖에서 KBS 욕하지 말고 능력되면 입사하라’고 글을 올렸다. /블라인드

지난 8일에는 LH 직원으로 추정되는 B씨가 동료들과 나눈 카카오톡 대화가 네티즌들의 공분을 샀다.

당시 LH 본사에는 전국농민회총연맹, 부산경남연맹 등에 소속된 농민 50여명이 기자회견을 열고 항의 집회를 벌였다. LH 직원, 그들의 가족 등이 매입한 땅의 98% 이상이 농지라고 알려지자 농민들은 “LH는 ‘한국농지투기공사’로 이름을 바꿔라”고 시위하는 중이었다.

이에 B씨는 사무실에서 집회 장면을 촬영한 사진을 올리면서 “28층이라 (층수 높아서 시위 소리가) 하나도 안 들린다. 개꿀”이라고 적었다.

지난 8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올라온 LH 직원으로 추정되는 이의 게시글. /블라인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