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용할 수 없는 고춧대 차를 불법 제조하다 압수된 증거품. /식품의약품안전처

식용이 불가능한 고춧대로 만든 차를 코로나 예방에 효과가 있는 것 처럼 광고하다 고발당한 한의사가 다른 주가조작 사건과 연루된 피고인으로 재판 중 보석으로 풀려난 상태에서 불법 행위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한의사 A(52)씨는 지난해 12월 전남도 여수시 자신의 집에서 고춧대 차를 끓이는 방법을 개인 유튜브에 소개하면서 코로나 예방에 효능이 있는 것처럼 홍보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여수시 보건소 등에 적발됐다.

현행 규정상 고춧대는 식품 원료로 사용할 수 없다. 고춧대는 의약품으로도 허가되지 않아 한약재로도 쓸 수 없으며 코로나 예방 효과도 검증되지 않았다. A씨는 지인에게 고춧대 차 약 40ℓ를 판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식약처는 A씨를 의료법과 식품위생법, 식품 등의 표시 광고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수사기관에 고발했다.

A씨는 한 정보기술(IT) 업체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 대전지법에서 진행 중인 재판 피고인 중 한 명이었다. 그는 2019년 10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가 지난해 1월 보석으로 석방된 뒤, 이 불법 광고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A씨가 2015∼2016년 온라인 카페 등을 통해 해당 업체 주가가 폭등할 것처럼 홍보 글을 근거 없이 반복적으로 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A씨 등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사건은 대전지법 형사12부(이창경 부장판사)에서 1년 3개월째 심리 중인 상태다. 이 사건 피해자들은 법원에 A씨 보석을 취소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보석 결정 후 도주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면 재판부는 보석을 취소할 수 있다”며 “불법 광고가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와 직접 연관은 없어 보이지만, 코로나로 엄중한 분위기를 고려할 때 검찰이 보석 취소 청구를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