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를 타고 가던 행인이 목줄을 안 한 개를 피하다 넘어져 다쳤다면 반려견 주인에게 과실치상죄를 물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자전거를 타고 대전 대덕구 유등천 다리를 건너던 한 시민은 반대 방향에서 다가오던 개 한 마리를 보고 급정거하다 굴러 넘어져 전치 7주의 상해를 입었다. 반려견 주인인 A씨는 당시 개 목줄을 채우지 않은 상태였다. 이에 대해 법원은 반려견 주인의 과실을 인정했다.
피해자로부터 과실치상 혐의로 고소당해 재판을 받게 된 A씨는 “목줄을 하지 않은 내 실수 때문에 발생한 사고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A씨는 변호인을 통해 “피해자가 좁은 교량 위에서 전방 주시의무를 다 하지 않고 빠르게 달리다 뒤늦게 반려동물을 발견한 게 이 사건의 본질”이라며 “도로 폭이 좁아서 목줄을 했더라도 사고가 났을 것”이라고 했다.
이 사건을 심리한 대전지법 형사3단독 구창모 부장판사는 목줄이 없는 개가 피고인 곁을 벗어나 갑자기 자전거 진로 전방으로 들어서면서 발생한 사고인 만큼 피고인의 애완견 관리 부주의라는 과실이 있다고 판단했다.
구 판사는 “피고인 말처럼 자전거 속도가 빨랐을 수도 있고, 제동할 때 실수가 개입됐을 여지도 있다”며 “그렇다고 피고인의 과실치상죄 성립을 부정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사건 발생과 관련해 도로가 좁음을 탓해선 안 된다”며 “(도로가 좁았다면) 개를 풀어놓지 않거나 아예 개를 데리고 지나가는 것을 포기했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