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에서 내려오는 그날까지, 사랑하는 마음으로 아이들 훌륭하게 가르치겠습니다.”
충남 보령시 대천여중 서승제(57) 교사는 ‘올해의 스승상’ 수상자로 선정됐다는 소식에 이렇게 말했다. 서 교사는 1990년 처음 교단에 선 뒤 30년 동안 음악 교사를 지내고 있다. 정년 퇴직을 5년 앞뒀다. 그는 가난한 아이들이 사교육 없이 학교 교육만으로 음악가의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힘쓴 공로를 인정받았다.
서 교사는 사립고를 거쳐 2004년 대천여중에 전근 왔다. 당시는 ‘음악의 불모지’ 같았다고 했다. 대다수 가정이 농어업에 종사하고 한부모·조손 가정도 많은 시골 학교였다.
“아이들이 제대로 음악을 배우지도 못했을 것 같아서 노래를 시켜봤더니, 의외로 너무 훌륭한 아이가 많았어요.” 서 교사는 노래 좋아하는 아이 몇몇을 모아 합창 동아리 ‘옥갓티 코러스’를 창단했다. ‘옥갓티코러스’는 학교 주소명인 ‘옥갓티’에 ‘코러스’를 결합한 이름이다. ‘옥같이’ 예쁜 아이들이 ‘옥같이’ 예쁜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는 합창단이란 뜻이라고 한다. 지금은 전국 청소년 합창경연대회 등 여러 대회에서 우승한 전국적인 합창단으로 자리 잡았다.
서 교사는 2007년부터 가난하지만 음악적 소질이 뛰어난 학생들을 모아 주말에 개인 교습도 하고 있다. 아무런 보수를 받지 않는 ‘무상 주말 음악교실’이다. 기초생활수급 가정에서 자라 정식으로 음악 교육 한번 받지 못한 아이도 있었다. 13년간 제자 40여 명을 사교육 없이 예술고, 음악대에 진학시켰다. 서 교사는 “어린 시절 가난 때문에 성악가의 꿈을 포기해야 했는데, 내 제자들은 그런 일이 없게 하려 애썼다”고 했다.
위기도 있었다. 2014년 겨울, 암 3기 진단을 받았다. 한 번도 쉰 적 없는 학교를 휴직하고 4개월간 서울에서 항암 치료를 받았다고 한다. 그래도 매주 토요일 보령에 내려와 아이들 개인 교습을 했다. “저 아니면 어디 가서 따로 음악을 배울 수도 없는 아이들”이라고 했다. 아이들이 오히려 그를 일으켜 세웠다. “항암 치료를 마치고 열린 첫 정기연주회에서 졸업생·재학생 아이들이 마지막 곡으로 ‘스승의 은혜’를 부르며 제게 꽃과 케이크를 안기더라고요. 그날 다들 울음바다가 됐죠.”
서 교사는 퇴임 후에도 지역 합창단 등으로 계속 예술 봉사를 할 계획이다. 올해의 스승상 상금 2000만원도 전액 기부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