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지난달 이용구 법무부 차관의 운전자 폭행 신고를 접수하고도 입건조차 하지 않아 묻혀질 뻔했던 상황에 대해 ’경찰이 수사종결권을 쥐게 됐을 때 벌어질 일을 미리 보여준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해당 사건은 검찰에도 보고되지 않아, 본지 취재로 드러나기 전까지 경찰 내부에서도 극히 일부에게만 알려져 있었다. 경찰은 지난 1월 개정된 형사소송법에 따라 내년 1월부터 검찰 지휘를 벗어나 자체적으로 수사를 종결할 수 있는 ‘수사종결권‘을 갖는다.
현재는 경찰이 사건을 입건해 수사를 종결했을 때는 이를 모두 검찰에 송치하도록 돼 있다. 무혐의 불기소 처분을 하든, 기소를 하든 마찬가지다. 하지만 경찰은 이 차관 사건을 ‘입건' 대신 ’내사’라는 방식으로 다뤘다. 그 때문에 검찰의 수사 지휘를 받지 않았고, 기록은 경찰 내부에만 남았다.
내년 1월 1일부터 수사종결권을 갖는 경찰은 입건한 사건도 자체적으로 ‘검찰 불송치’를 결정할 수 있다. 물론 새 규정은 이에 대한 보완책으로 검찰에 재수사를 요청할 권한도 부여했다. 하지만 경찰에 수사종결권을 부여한 취지가 ’이중 수사로 인한 피해와 사회적 비용 회피‘라는 점을 감안하면, 일단 경찰이 불송치를 결정한 사건을 검찰이 다시 들여다보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검찰의 ‘사법 통제’가 약화된 상황에서 경찰이 과연 권력 있고 돈 많은 자들에 대한 수사를 엄정하게 할 수 있을지 우려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이번 이용구 차관 사건 처리 방식은 경찰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는 사례”라며 “전국의 수많은 일선 수사 경찰관들에게 ‘검사 동일체 원칙' 속에서 단련된 검사들만큼 권력에 휘둘리지 않기를 기대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