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서부경찰서 전경. /광주지방경찰청 제공

운전 중 사람을 치어 숨지게 한 뒤 목격자인 것처럼 119에 신고한 70대에 대해 경찰이 뺑소니(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도주치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검찰이 기각했다.

광주서부경찰서는 뺑소니 사망사고를 내고 도주한 혐의로 A씨(73)에 대해 신청한 구속영장을 검찰이 기각했다고 1일 밝혔다.

A씨는 지난달 19일 오후 6시36분쯤 광주 서구 한 아파트 단지에서 자신의 승용차로 피해자 B(여·77) 씨를 들이받아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A씨는 아무런 조치 없이 차를 뒤로 뺀 후 주차장에 차를 세운 뒤 차량에서 내렸다가, 때마침 B씨의 지인이 현장에 도착해 구조 요청을 부탁하자 119구조대에 신고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에게 인적사항과 연락처를 남겼으나, 최초 진술 과정에서 사고 목격자인 것처럼 행세했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단지 내 방범카메라(CCTV) 영상 등을 분석해 A씨를 사고 운전자로 특정했고, 이튿날 경찰에 출석한 A씨는 자신이 낸 사고라고 시인했다.

경찰은 A씨가 뺑소니 사고를 냈다고 판단, 특정범죄가중처벌법(특가법) 도주치사 등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그러나 검찰은 A씨에게 뺑소니 혐의를 적용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구속영장을 법원에 청구하지 않고 반려했다.

검찰은 A씨가 119에 신고했고, 사고 다음날 경찰에 임의 출석해 사고 경위를 진술한 점 등을 들었다. 또 유사 사건에 대한 대법원 판례도 영장신청 기각의 근거가 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14년 1월 대법원 3부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도주치사 혐의 등으로 기소된 50대 남성에 대해 징역 2년6월과 벌금 3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피의자가 사고 직후 직접 119 신고를 했을 뿐 아니라 충돌한 경찰관들에게 자신의 인적사항과 연락처를 알려준 다음 사고 현장을 떠난 점, 인적사항 등을 수사기관에 제공한 이상 피의자가 사고 운전자라는 사실이 쉽게 밝혀졌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검찰의 영장 반려에 따라 경찰은 “증거 확보 등 추가 수사를 벌인 뒤 도주치사 혐의 대신,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과실치사 등 혐의를 적용해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