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진씨 제공

북한군에 의해 총살당한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모(47)씨에 대한 추모 집회가 24일 열렸다. 지난 6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아빠가 죽임 당할 때 나라는 무엇을 하고 있었느냐”고 편지를 쓴 아들은, 이날 집회에선 하늘로 간 아버지에게 편지를 보냈다.

24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인근에서 이씨에 대한 추도 집회가 열렸다. 이날 이모씨의 형 이래진씨는 집회 시작 전 아들이 직접 쓴 편지를 공개했다.

아들은 “공부 잘 되냐고 물어보시던 아빠 전화가 마지막이 될 줄은 꿈에서도 상상해본 적 없는데, 아빠가 우리 곁을 떠난지도 벌써 한달이 넘었다”며 편지를 시작했다. 이 군은 “사람들은 (아빠가) 좋은 곳에 가셔서 편히 계실거라고 말을 하지만 내가 아는 아빠는 지금 이 상황을 보고계신다면 눈도 감지 못하고 우리 곁을 떠나지도 못하고 계실거라 생각되네요”라고 했다.

이 군은 특히 피살 공무원 이모씨에 대해 ‘월북’이라고 조사결과를 발표한 해경에 강한 불만을 표현했다. 이 군은 “아빠! 오늘은 제 마음이 너무 아프고 무너지네요. 대통령 할아버지가 진실을 밝혀 아빠의 명예를 찾아주겠노라 약속을 하셨음에도 터무니없는 이유를 증거라고 내세우는 해양경찰의 발표가 저를 무너지게 만들었다”고 했다.

이어 “아빠 오면 줄거라고 편지를 쓰고 아빠 얼굴을 그리고 있는 동생을 볼 때마다 나중에 저 아이에게 아빠가 살해당했다는 얘기를 어떻게 해야할지… 시신조차 찾지 못해 아빠가 그리울 때 찾아갈 곳이 없다는 현실을 어떻게 얘기할 수 있을지”라고 했다.

이 군은 답답함도 표현했다. 이 군은 “제가 좀 더 힘이 센 어른이었다면, 아빠를 찾아달라고, 아빠를 죽게 만든 사람을 벌해달라고 좀 더 적극적으로 외쳤을텐데 이런 편지 밖에 쓰지 못하는 저를 용서하세요”라며 “그 무엇도 진실을 이길 수 없다는 진리를 믿고 싶다”고 했다.

마지막으로는 이 군은 “우리 언젠가 다시 꼭 만나요. 다시 만나는 그날 잘했다고 힘껏 안아주세요. 다음생이 있다면 그때도 다시 아빠아들 할게요”라며 편지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