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합창단(VC, Virtual Choir)'을 아시나요?”

‘코로나 팬데믹’ 시대, 많은 사람들이 모여 바싹 붙어 서서 큰 소리로 노래를 부르는 합창 공연은 ‘금기’다. 마스크를 끼고 하기도 적당치 않다. 그러나 이 ‘곤혹’, ‘난관’을 벗어날, 이겨낼 비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가상합창단’이다. 첨단 ‘ICT(정보통신기술)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시대의 신개념 합창단이다.

24일 오후 5시 부산 해운대구 센텀시티 안 소향시어터에서 국내 최초로 열리는 '가상합창단 국제 축제'를 알리는 안내 포스터. /부산국제합창제 조직위원회

이 신개념 합창단이 운영되는 방식은 이렇다. 지휘자가 음악 연주와 지휘 모습을 유튜브에 올리면 각자가 자기 집에서 테너 등 특정 성부로 노래를 부른 뒤 그 콘텐츠를 지휘자에게 보낸다. 지휘자는 각 단원이 보내온 콘텐츠를 편집해 ‘가상합창단’의 공연으로 만들어 유튜브에 올려 대중에게 선보인다.

‘가상합창단’은 미국의 유명 작곡가이자 합창지휘자인 에릭 휘태커(Eric Whitacre)가 2010년 최초로 탄생시킨 것으로 알려져 있다. 휘태커는 코로나 팬데믹 극복의 마음을 담아 세계 129개국 1만7500여명으로 이뤄진 ‘가상합창단 6(VC 6)’을 구성, 지난 7월 공연을 유튜브에 올려 주목을 받았다.

이런 ‘가상합창단’들의 국제 축제가 부산에서 열린다. ‘부산국제합창제’다. 오는 24일 오후 5시 부산 해운대구 센텀시티 안 소향시어터에서 개최된다. 이 합창제는 오프라인에서 2005년 시작해 매년 열려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는 행사. 평상 때는 세계 10여개국에서 50여개 이상의 합창단이 참가, 아름다운 화음의 경연을 펼쳤다.

그러나 올해는 ‘코로나 팬데믹 상황’. 주최국인 한국도, 참가국인 외국도 합창제를 열거나 참가할 사정이 아니다. 이 합창제 도용복 조직위원장은 “'코로나 팬데믹'이라고 세상에 화해와 평화를 가져다주는 노래를 멈출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며 “비록 평상 같지 않고 많이 어려운 시기이지만 아름다운 합창의 노래로 코로나를 이겨낼 용기와 희망을 세계인들에게 심어주고 싶어 ‘가상합창단’들의 영상합창페스티벌로 꾸몄다”고 말했다.

올해 합창제는 스웨덴, 미국, 캐나다, 스페인,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9개국의 12개 ‘가상합창단’들이 참가한다. 필리핀의 ‘이스턴 챔버 싱어즈’, 인도네시아의 ‘아카펠라고 싱어즈’, 스페인의 ‘밀레니엄합창단’, 캐나다의 ‘무지카 인티마’…. 현실 세계에서 활동 중인 합창단이지만 서로 각자 집에서 노래를 불러 영상으로 합성한 ‘가상합창단’으로 변신했다.

특히 미국 오하이오 영스타운 주립대의 ‘다나코랄’과 부산의 ‘교사합창단’은 서로 연합해 ‘가상합창단’을 꾸리고 공연을 했다. 이들 ‘가상합창단’의 영상 공연은 행사장에서 대형 스크린을 통해 상영되는 한편 이 합창제 유튜브로 ‘스트리밍’된다. 이 합창제 김강규 예술위원장은 “현장감, 박진감 넘치는 현실 합창단 공연과 같을 수는 없지만 이역만리 떨어진 곳의 사람들이 노래로 마음의 줄을 이어 코로나 블루를 위로하고 극복 의지를 북돋워주는 ‘가상 합창단’의 공연은 또다른 감동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2시간 가량 이어질 이 합창제에선 부산의 엔젤피스예술단, 부산의 남성 지휘자 성악가 20여명으로 이뤄진 앙상블의 ‘라이브 공연’도 깜짝 선물로 곁들여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