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만난 적은 없다. 적절한 시기에 만나도록 하겠다.”
문성혁 해양수산부장관은 28일 전남 목포 서해어업관리단 전용부두를 방문해 북한에 피살된 공무원 A(47)씨가 탑승했던 무궁화 10호와 구조가 같은 ‘쌍둥이 어업지도선’ 무궁화 29호 내부를 둘러봤다. A씨의 실종 직전 동선을 살핀 것이다. 앞서 무궁화 10호 탑승을 추진했으나, 해경이 “수사가 진행 중이라 현장 훼손이 우려된다”며 탑승을 허락하지 않아 옆에 있던 쌍둥이 선에 올라 직원들로부터 당시 상황을 전해들었다.
이날 기자들이 “유가족을 만났느냐”고 질문하자 “아직”이라고 답했다. A씨는 21일 새벽 실종되고 나서 다음날 북한군의 총격으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무 장관이 실종 이후 일주일이 지나도록 유가족을 만나지 않은 것이다. 문 장관은 “지난 금요일 ‘위로 편지’를 유가족에게 전달했고, 그 다음날 토요일 오후 직원을 통해 편지가 전달된 걸로 알고 있다”며 “유가족에게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다시 한번 심심한 위로를 드린다”고 말했다.
A씨의 큰형(55)은 이날 본지와의 전화에서 “편지를 전달받은 것은 맞다”면서도 “오늘 장관 면담을 서해어업관리단에 요청했는데도 불발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 정부는 사람이 먼저라고 떠드는데 실상은 자기들이 먼저인 정부”라고 비판했다. 다음은 기자들과 문 장관의 일문일답.
-구명조끼 출처와 방범카메라(CCTV) 고장 등 각종 의혹이 있다. 해수부 차원에서 밝혀진 게 있나.
“해경에서 조사가 나오는 대로 그 결과를 보고 얘기하겠다. CCTV는 출항 당일(16일)에는 정상 작동했다. 공교롭게도 18일 장비가 고장 난 것으로 본선에서 확인했다. 항해일지에 기록된 것도 내가 봤다. 보통 출동 중에 장비가 고장이 나면 장비의 수리를 위해 급한 상황이 아니면 모항으로 돌아오지 않고, 귀항하고 나서 수리를 하는 게 관례였다.”
-CCTV는 왜 고장이 났나.
“고장 이유는 모른다. 해경이 조사 중이다. 로그북이라는 항해일지가 있다. 거기에는 배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기록하게 돼 있다. 상선이든 어선이든 똑같다. 거기에 중요 기기가 작동을 안 하면 일지에다 기록하게 돼 있다. 18일 CCTV가 작동을 안 한다는 것은 기록으로 확인했다.”
-실종돼 피살된 공무원은 당직 근무자였다. 21일 오전 1시35분 근무장소에서 사라졌다. 당직근무자가 돌아오지 않는 상태에서 근무 교대가 이뤄졌다. 잘못된 것 아닌가. 문제점이 있다. 대책은.
“직원들 말을 들어보니 A씨가 21일 오전 1시30분 행정실로 가서 작업한다며 당직 위치를 이탈했다. 그 이후 오전 4시에 당직 교대를 하게 돼 있는데 그 시간까지 나타나지 않았다. 당직 시스템에 문제가 있었던 것은 분명하다. 이번 기회에 당직 시스템을 점검해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
-군 당군이 월북 정황이 있다고 발표했다. 이 발표 이전에 해수부와 협의가 있었나.
“전혀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나는 실종 당일 가거도 현장 방문을 위해 목포에 왔다. 이동 중 단장한테 실종 보고를 받았다. 실종되고 얼마 안 된 후다. 21일 오후 1시 목포역에 내렸다. 도착하기 전 이동 시간에 보고를 받았으니 그렇다. 다음날 저녁 무렵 안보실로부터 ‘지금 실종자가 북측 수역에 있다’는 첩보가 있다는 말을 들었다.”
-숨진 공무원은 사후 예우에 관한 순직처리가 가능한가.
“해경 조사에 달렸다. 순직처리 관련 규정과 절차가 있다. 여기에 해당하는지 해경 조사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어업지도선에서 직원들에게 정훈교육을 한다. 월북에 관한 내용도 있나.
“월북에 관한 정훈교육은 없다. 공무기강, 공직기강, 안전사고 예방과 관련한 교육은 계속 하고 있었다.”
-오늘 10호가 아닌 29호에 갔다. 실효성은 있었나?
“배의 구조는 거의 비슷하다. 약간의 장비 차이가 있다. 29호는 나중에 건조된 새 선박이다. 10호와 구조는 같다. 나도 배를 탔다. 배 구조에 대해서는 방문하지 않고도 금방 알 수 있다. 그런데 다시 현장 점검을 하면서 우리가 생각하는 것을 확인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