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연합뉴스

14일 검찰이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정의기억연대 이사 A(45)씨를 횡령 등 8가지 혐의를 적용해 불구속 기소한데 대해, 정의연 측이 “제기된 의혹 대부분이 문제 없는 것으로 판명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이 공소장에 6가지 범죄사실(8개 혐의)을 적시하면서 언론이 제기한 의혹 중 상당수가 포함됐지만, 정의연은 이 수사 결과를 ‘대부분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라고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15일 정의연은 입장문을 자신의 홈페이지에 발표했다. 정의연은 “(수사 결과로) 정의연 회계부정 의혹은 대부분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 것으로 판명됐다”며 “허위 보도 등에 대한 언론의 책임있는 자세를 촉구한다”고 했다. 검찰이 죄가 된다고 판단한 8개 혐의에 대해서는 수사에 대해서는 “검찰이 억지 기소, 끼워 맞추기식 기소를 감행한 데 대해서는 유감을 표명한다"고 했다.

전날 서울 서부지검은 윤 의원과 정의연 이사 A씨에 8개 혐의(6가지 범죄사실)를 적용해 불구속 기소한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앞서 언론이 제기한 의혹 중 상당수가 검찰 수사에서도 드러났다.

▲윤 의원이 개인 계좌로 받은 기부금과, 마포 쉼터 운영비로 조성한 계좌에서 총 1억35만원을 사적으로 유용한 ‘횡령’ 혐의 ▲치매 상태인 길원옥 할머니로부터 9차례 총 7920만원을 기부받은 ‘준 사기’ 혐의 ▲위안부 피해자를 위해 조성된 안성 쉼터를 50여차례 시민단체, 지역 정당에 대여한 ‘공중위생관리법 위반’ 혐의 ▲안성 쉼터를 충분한 검토없이 고가에 매입한 ‘배임’ 혐의 ▲정부·지자체를 속여 보조금 3억6750만원을 부정 수령한 ‘사기’ 혐의 ▲관할 관청에 등록하지 않은 단체 계좌 및 윤 의원 개인 계좌로 약 42억7000만원을 모집한 ‘기부금품법 위반’ 혐의 등이다.

정의연 측은 이 같은 혐의 내용이 ‘정당한 활동’이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정의연은 “일생을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 운동에 헌신하며 법령과 단체 내부규정 등이 정한 절차에 따라 정당한 활동을 전개해온 활동가를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으로 기소한 점은 도저히 이해하기 어렵다”며 “피해 생존자의 숭고한 행위를 ‘치매 노인’의 행동으로 치부했다”고 반박했다.

이어 정의연은 “가짜 뉴스를 양산해 온 일부 언론이 ‘제기된 의혹 대부분 기소’라는 프레임으로 다시 정의연을 매도하고 있음에 통탄을 금할 길 없다”고 밝혔다. 언론이 제기한 의혹 중 검찰 수사에서 확인되지 않은 부분도 있다는 것이다.

검찰 조사결과 윤 의원이 1억여원을 횡령한 것은 맞지만, 딸의 유학비나 아파트 구매에 정대협 자금을 썼다는 증거는 찾지 못했다. 검찰은 윤 의원의 친 아버지를 쉼터 관리자로 등재한 것에 대해 “실제로 관리자로 근무한 것은 사실이므로 배임을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정대협·정의연이 회계 공시에 누락한 37억여원에 대해서는 “현행법상 처벌 규정이 없다”고 밝혔다. 윤 의원의 배우자가 운영하는 수원시민신문에 정의연이 일감을 몰아줬다는 의혹은 “여러 업체 중 수원시민신문이 제시한 금액이 가장 저렴한게 맞는다”며 불기소 처분했다.


이하는 정의연 입장문 전문

9.15 검찰수사결과 발표에 대한 정의기억연대 입장문

2020년 9월 14일, 검찰은 “정대협·정의연 관련 고발사건 수사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이로써 검찰 수사의 계기가 된 이른바 ‘정의연 회계부정 의혹’은 대부분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 것으로 판명되었습니다. ‘보조금 및 기부금 유용’ 등 지난 4개월 간 무차별적으로 제기된 의혹들이 근거 없는 주장에 불과함이 밝혀진바, 다시 한 번 허위 보도 등에 대한 언론의 책임 있는 자세를 촉구합니다.

그럼에도 검찰이 억지 기소, 끼워 맞추기식 기소를 감행한 데 대해서는 유감을 표명합니다.

특히 일생을 일본군'위안부' 문제해결 운동에 헌신하며 법령과 단체 내부규정 등이 정한 절차에 따라 정당한 활동을 전개해온 활동가를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으로 기소한 점은 도저히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무엇보다 스스로 나서서 해명하기 어려운 사자(死者)에게까지 공모죄를 덮어씌우고 피해생존자의 숭고한 행위를 ‘치매노인’의 행동으로 치부한 점에 대해서는 강력한 유감을 표합니다. 일본군'위안부' 문제 해결 운동 전반은 물론, 인권운동가가 되신 피해생존자들의 활동을 근본적으로 폄훼하려는 저의가 있다고 밖에 보기 어렵습니다.

또한 ‘회계부정’이란 프레임을 씌워 정의연을 범죄 집단으로 만들고 각종 의혹을 사실로 둔갑시켜 가짜 뉴스를 양산해 온 일부 언론이, “제기된 의혹 대부분 기소”라는 프레임으로 다시 정의연을 매도하고 있음에 통탄을 금할 길 없습니다.

정의연은 이미 수차례 밝혔듯, 함께 해온 국내외 시민들과 피해생존자들의 뜻을 받들어 운동의 숭고한 정신과 역사를 계승하는 동시에 미래지향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노력을 진행해 왔습니다. <성찰과비전위원회>를 구성하고 내부진단과 외부자문을 통해 발전적 논의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흔들림 없는 지지와 연대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2020년 9월 15일

정의기억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