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경력 6년 차인 김종현(26·강원도 원주)씨는 코로나 이후 지난달까지 ‘언택트(비대면) 마라톤’ 4개를 완주했다. 마라톤을 신청하고 원하는 장소에서 뛴 다음 스마트폰 앱에 개인 기록을 남기는 방식이었다. 완주 시간을 소셜미디어에 공유하면 기념 메달이 집으로 배송됐다. 김씨는 “코로나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언택트 마라톤을 시작했는데 작년 두 번밖에 못했던 마라톤을 네 번이나 할 수 있었다”며 “코로나가 끝나더라도 앞으로 계속 언택트 마라톤에 참가하고 싶다”고 했다. 경기 가평에 사는 김진의(31)씨도 올 들어 언택트 마라톤 네 건에 참여하면서 달리기에 입문했다. 김씨는 “불가피하게 생긴 트렌드지만 색다른 재미가 있었다”며 “코로나 시대에 스포츠를 즐기는 방법”이라고 했다

코로나 사태 이후 ‘언택트 생활체육’을 즐기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이들은 체육 활동을 ‘각자, 따로, 비대면으로’ 진행하고 그 기록을 소셜미디어에 공유하는 식이다.

이런 방식으로 여러 사람을 모아 ‘대회‘까지 치른다. 구호단체 ‘월드비전’이 지난 5월 진행한 ’2020 버추얼 6K 마라톤‘은 올해 대회에 5000명으로 참여 인원을 제한했지만, 신청 기간 내 모두 마감됐다. 월드비전 관계자는 “다음 대회는 1만명 규모로 늘려서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언택트 운동기구 소비량도 크게 늘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코로나19가 가져온 소비행태의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대표적 ‘비대면 운동 수단’인 자전거의 3월 매출은 전년 대비 69% 증가했다. 1분기 매출도 전년 대비 45% 늘었다. 서울 공덕동에 사는 회사원 장모(43)씨는 지난 6월 여섯 살 딸에게 22만원짜리 자전거를 사줬다. 그는 “다른 아이들과 뛰어노는 것도 걱정, 집에만 틀어박히는 것도 걱정이다 보니 자전거가 떠올랐다”고 했다.

학교 체육 활동 현장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 서울 양천구 신목고는 체육 수업에서 최근 새로운 방식의 평가가 도입됐다. ‘비접촉’을 유지한 상태에서 핸드볼 경기를 하는 일명 ‘슈팅 릴레이’다. 한 팀을 7명씩 구성해 볼로 8번씩 슈팅을 하면서 그중 네트에 맞는 개수를 측정하고, 개수를 전부 합산해 팀 성적을 매기는 식이다. 학교 관계자는 “거리 두기를 유지해야 하는 상황이라 개인 기량 위주로 평가하되 팀에 기여하는 모습을 측정하자고 결론 내렸다”고 했다. 일부 학교에서는 스쿼트 등 맨몸 운동 홈트레이닝 영상을 학생 스스로 촬영해 과제로 제출하기도 한다.

이지항 성균관대 스포츠과학과 교수는 “비대면 방식으로도 운동하는 사람끼리 유대감을 충족할 수 있다면, 스포츠를 향유하는 새로운 방식이 코로나를 계기로 탄생한 것”이라고 말했다.